기획재정부 그린북 10월호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금융위기 3년차, 위기의 끝자락에서 정부가 갈 길을 찾고 있다.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봐선 아직 '위기탈출'을 선언하기 이르지만, 무섭게 오르는 물가를 보면 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틀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스럽기도 하다. 기획재정부가 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봐도 정부의 이런 속사정이 드러난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휴가철,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실물지표가 다소 부진했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총평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정책 방향에 대한 언급이다. 정부는 "하반기 이후에도 경기와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도록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하되 최근 기상악화로 오른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기 부양과 물가 잡기, 언뜻 상반돼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좇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와 함께 "대외 여건이 급변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경제의 부문별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과 체질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취약계층 고용 개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체감경기를 개선하는 데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제시한 8월과 9월의 경기지표는 이렇다.


8월 중 광공업 생산은 휴가철, 생산시설 보수 등으로 한 달 전보다 1.0%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7.1% 늘어난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문과학기술업 부진 등으 로 한 달 새 0.2% 감소했지만 1년 전보다는 4.2% 증가했다.


같은 달 소매판매도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 계속되는 비에 비내구재·준내구재 판매가 줄어 한 달 전보다 0.7% 소비가 위축됐다. 그래도 1년 전보다는 9.3% 판매가 늘었 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 호조 등으로 한 달 사이 6.2% 증가했고, 1년 전과 비교한 증가폭은 39.8%에 이르렀다. 건설기성은 주택경기 부진, 재정지출 축소 등으로 한 달 사이 5.5% 줄었지만 1년 전보다는 3.0% 늘었다.


이 기간 새로 일자리를 찾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8만6000명 많아졌다.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가 늘었다. 전반적인 고용 시장의 사정을 보여주는 고용률(계절조정) 은 59.0%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계절조정)은 3.4%로 0.3%포인트 떨어졌다.


9월 들어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 1년 전보다 17.2% 증가했다. 수입 증가폭도 수출 못지 않았다. 원자재·자본재 등을 중심으로 1년 새 16.7% 확대됐다.


9월의 화두는 소비자물가였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한 달 새 물가는 1.1% 올랐다. 2003년 3월 1.2% 상승 이후 전월비 기준으로는 90개월 (7년 반) 사이 최대치다.


8월까지 2%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던 전년동월비 물가도 3.6% 치솟아 지난 1월(3.1%)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진입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 정목표(3.0±1%) 테두리를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다만 계절이나 수급에 따라 변동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빼면 전월비 물가는 0.3%, 전년동월비 물가는 1.9% 오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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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 금융시장에서는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영향으로 주 가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원화 강세가 불리하다는 의견과 물가 상승세를 완충하는 이점이 있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9월 주택시장에서는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전세가격은 가을 이사철이 겹친데다 집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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