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로드킬' 후속사고, 도로공사에 책임 없어"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서울고법 민사21부(김주현 부장판사)는 그린손해보험이 "야생동물의 출현이 충분히 예상되는 지역임에도 표지판이나 방호울타리 등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났고, 이 때문에 2차 사고가 났다"며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도로공사가 사고지점이 속한 고속도로를 24시간 3교대로 안전순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한 날도 일대를 순찰했으나 야생동물을 발견하지 못한 점, 고속도로의 경우 도시구간을 비롯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국 어느 고속도로든지 야생동물 등이 도로에 출현할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 야행동물의 출현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도로 전 구간에 동물 출입 차단을 위한 완벽한 방책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이나 물리적 관점에서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점, 한국도로공사가 사고 지점을 정기적으로 순찰하고 있으며 전국 고속도로를 대상으로 야생동물 출현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려 각종 시설물 설치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도로공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린손해보험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맺은 오모씨의 자녀 김모씨는 2008년 6월 경부고속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를 내 멈춰 선 유씨의 차를 들이받았고, 유씨는 이 사고로 숨졌다.
그린손해보험은 유씨 유족에게 보험금 2억3500만원을 지급한 뒤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야생동물이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호울타리 등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났으므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보험금 일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지난 3월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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