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서 내몰리는 '벤처 1세대'
횡령·만성적자 등 시달리다 퇴출..10년새 절반 사라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코스닥 1세대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90년대에 상장돼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거쳐 코스닥 전성기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장폐지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환경의 변화속에 새로운 활력을 찾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M&A가 이뤄지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코스닥 상장사 중 지난 1999년말 이전 상장된 종목은 248개다. 99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가 474곳이었으니 그중 226개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10년이 조금 넘은 세월을 거치며 절반 가까운 기업이 사라진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퇴출 강화 의지 속에 원조 코스닥 기업들은 계속 짐을 싸 시장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도 1세대 기업의 퇴출은 계속되고 있다. 99년 11월 상장한 핸디소프트는 전 대표이사의 횡령사건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가 지난 9일 상장폐지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기 기준에 해당한다고 통보한 가운데 일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즉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코스닥 시장 상장으로 패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쌈지도 지난 4월 퇴출됐다.
전문가들은 벤처 1세대 기업들의 몰락에 도덕성, 지속가능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핸디소프트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해 지난 2004년 이후 만성적자를 지속, 결국 기업사냥꾼에게 지분을 매각했다가 일이 꼬인 경우다. 퇴출은 안됐지만 한글과컴퓨터도 주인이 수시로 바뀌며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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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당국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스닥 1세대 기업들의 공통점은 전성기였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력사업을 등한시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서서히 기업가 정신을 잃고 경영진들이 머니게임에 몰입하면서 주식회사로서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초기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분식회계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퇴출되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의 평균 상장연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현재 코스닥 상장사들이 코스닥 1세대 기업들의 모습을 통해 상장사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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