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일부라고 하지만 교사들의 과도한 체벌이 있고, 학생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점에서 그의 지시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더욱이 무자비한 체벌을 뿌리뽑아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 별안간 뺨을 때리거나 밀대 자루로 하는 가혹한 매질 등 학창 시절 당한 과도한 체벌은 평생 잊기 어렵다.
문제는 방법이다. 곽 교육감은 이번 지시는 성급했다고 본다. 학생들이 교사를 무시하고 심지어 달려드는 사례도 있는 현실에서 대안없이 짧은 기간 안에 체벌금지 규정을 삭제하라고 한 지시는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해서 교장들이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곽 교육감이 특강을 끝내고 강당을 나가자 한 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견수렴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다고 한다. 일부 교장은 박수를 쳤고 40여명은 서울교육청 측의 구체적인 체벌금지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고 집단 퇴장했다.
교육감과 교장들이 신중하게 처신했다면 교육현장에 뿌리깊은 폭력을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논란거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을 것이다. 그것이 교육자다운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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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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