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소민호기자] 미분양과 미입주로 골머리를 앓는 건설업체들에게 또다른 고민거리가 주어졌다. 설계부터 청약모집, 시공, 입주 등의 절차를 마쳤는데도 주택공급 실적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늘어난 것이다.


호반건설이 지난 6월 분양에 나선 광주 수완지구 호반베르디움. 1175가구 규모의 전용면적 84㎡ 단일 주택형으로 최근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받는 현장이다. 하지만 현 법규상으로는 주택건설실적을 단 한 가구도 인정받지 못한다. 대신 주택공급실적은 아시아신탁이 가지게 됐다.

역시 지난 6월말 분양을 시작한 삼성중공업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의 삼성쉐르빌 405가구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 대신 대한토지신탁이 주택건설 실적을 보유하게 된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실적이라면 고민될건 없다. 주요 주택 프로젝트를 수행한 실적이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맘껏 리스트를 만들어 홍보용으로 쓸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법적인 실적 인정 여부다. 주택관련 법규는 시행사 부도로 인한 입주자 보호나 시공사의 대금횡령 예방 등을 위해 신탁사에 분양대금 등의 관리를 맡기는 관리형 토지신탁 실적을 건설사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신탁사의 공급실적으로만 인정하는 것이다.


열악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적용돼오던 관리형 토지신탁이 금융권의 권유에 따라 대형 건설사로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로인해 깡통실적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중견 건설업체들은 이런 깡통실적 때문에 공공택지를 확보할 자격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공공택지는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의 법적 공급실적을 갖춰야 공급받을 자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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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건설업체들은 과도한 특혜를 달라는 것도 아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도록 제도가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행히 국토해양부가 이런 실태를 인지하고 제도개선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 축구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언제나 오지 않듯 실기하지 않는 정책판단이 필요한 때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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