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스콘 연쇄 자살 사건을 계기로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노동자에 대한 '임금 착취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근로자 권익 향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임금 인상 물결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올 들어 14개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이 평균 20%나 급등했다. 저임금 시대의 종언이 현실화되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생산기지를 아예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임금의 초고속 상승은 예견된 일이며, 경제발전과 사회 선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 기업들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는 '민생'과 '허셰(和諧)'를 내세워 친노동자 정책 기조를 고수해왔고, 향후 5년 내 임금을 두 배로 올릴 목표까지 세웠다. 사회주의 이념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봐도 경제구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인 듯하다. '셔츠 1억 개를 수출해 비행기 한 대를 사들인다'는 식의 발전보다 산업전반을 업그레이드해서 경제를 선순환의 궤도로 올라서게 만들려는 것이다. 또한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 이기도 하다.

한국과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치솟은 중국 대도시의 물가에 비해 중국 제조업 노동자의 절대 임금수준은 월 20만~30만원에 불과하다. 기성세대의 의식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는 '1자녀' 출신 젊은 노동자들이 특히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08년에 실시한 근로계약법이 중국 노동시장의 지각변동과 임금 급상승 국면의 진입을 예고하는 변곡점이었다면, 이번 '폭스콘' 사건은 이런 추세의 연장선 상에서 임금 상승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촉매제'인 셈이다.


임금 상승은 '양날의 칼'과 같다. 일단 생산입지로서의 우위가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위안화 절상과 맞물려 노동생산성을 넘어서는 노동비용이 기업의 순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국 수요가 위축된데다 수출가격경쟁력 마저 하락하면서 노동집약형 제조업체들의 생존공간이 줄어들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용부담이 결국 고용감소로 이어져 취업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것을 경제구조전환의 대가라고 각오하고 있는 듯하다. 저임금만 바라보던 기업이 물러간 자리에 더 강한 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부상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또한 임금상승은 소비확대, 내수중심 성장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며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근로자의 지갑이 두툼해지는 것은 내수시장을 공략하거나 소비품을 수출하는 업체에게도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소비 증가에 따라 수입이 늘어나면서 무역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임금 급등 추세를 들어 중국 내 생산라인을 제조정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데는 인건비 이외에도 빠르게 높아지는 생산성, 양호한 물류와 같은 생산 인프라, 제조업 클러스터가 지닌 강력한 생산집적 효과, 중국 근로자들의 성취 욕구 등 비교우위 요인들이 작용했다. 이 같은 장점들은 대체생산지로 거론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과 '세계의 시장'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다는 점이 유일무이하며, 중국의 생산지 매력도를 상당기간 높게 유지할 것이다.

AD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중국의 임금 상승은 위기이자 기회다. 보는 시각과 대응전략에 따라 '제 2의 골드러시'를 구가할 수 있는 반면 철수의 운명을 면치 못할 수 있다. 서둘러 이전하는 것보다 어떻게 경쟁력을 키울 것인가의 고민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썬쟈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