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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고갈론 2년만에 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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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전 세계 석유공급량이 석유수요에 못미치면서 석유가 바닥날 것이라는 석유고갈론(피크오일, peak oil)론이 2008년에 이어 2년만에 재등장했다. 2008년에는 단기성 투기자금이 대거 원유시장에 몰려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석유고갈 논란이 있었다. 이에 비해 최근의 석유고갈론은 미국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국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불거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으로도 더 캐낼 석유가 많아 향후 수십년 안에 석유고갈이 다가오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美 신문 "멕시코 원유사태로 미국민 불안감 확산"
미국發 석유고갈론의 불씨를 당긴 것은 뉴욕타임스의 지난 6일자 보도에서다. 이 신문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이미 최고점을 지나 감소하고 있으며 조만간 석유가 바닥나는 '에너지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예전부터 인구 급증이나 냉전, 기후변화 등이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이번엔 원유 유출 사태와 함께 이른바 석유 고갈에 따른 종말론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초 석유 공급량이 정점에 달했고 앞으로 급속도로 감소할 것이며 이로 인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 세계 채무위기나 기후변화도 모두 줄어드는 석유를 과도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의 석유고갈논란은 2008년 국제유가가 연일 폭등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세계적인 오일전문가 두명은 각기 상반된 견해를 내놓으면서 논란의 정점에 선 바 있다.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 출신인 사아드 알 후세이니 아람코 전 최고경영자와 아람코 유전관리책임자를 지낸 난센 살레리 박사가 주인공. 당시 후세이니는 "대부분의 유전이 개발을 완료했다" "산유국들이 매장량을 부풀리고있다"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이다"고 했다. 반면 살레리 박사는 "투자와 개발을 통해 가능한 원유자원은 더 있다" "전 세계 매장된 14조∼15조 배럴의 원유 중 1조 배럴만 소비했을 뿐 향후 수십년간 문제가 없다"고 했다. 2년이 지난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중반, 미국 멕시코만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하락세이며 향후 하락가능성이 더 많다.

◆유가 폭등 2008년에도 등장 찬반 엇갈려
세계적인 석유산업 정보지인 PIW(Petroleum Intelligence Weekly)는 2008년 5월 난센 살레리 박사의 주장을 포함한 석유고갈논란을 다룬 보고서에서 "석유고갈시기는 최대 2066년에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정확한 석유고갈시기를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합리적인 가정을 근거로 한 전망에 따라 석유고갈은 21세기 중반 이전에는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석유고갈론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외 각종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석유고갈우려는 현재로서는 기우"라면서 "국제유가도 세계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석유수요 확대, 여기에 투기자금이 가세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할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하락요인이 더 많다. 영국의 글로벌에너지문제연구소(CGES)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년간 국제석유시장의 불확실요인및 파급효과를 전망했다. 상승과 하락요인에 따른 발생가능성을 따져보면 상승은 ▲북미 허리케인으로인한 공급차질(발생가능성 15%) ▲나이지리아 반군세력의 테러(10%), 비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생산부진(10%) ▲ 이란 핵개발 등 지정학적요인(5%)였다. 하락요인은 ▲쿠르드지역 수출량 증대(10%) ▲OPEC 공급량 증대(10%) ▲중국 석유수요 증가세 둔화(10%) ▲세계 경기회복세 둔화(20%) 등이다. 종합하면 상승 발생가능성은 40%이며 하락가능성은 50%로 하락 가능성이 더 높다.

◆전문가들 "값싼 유가 시대 끝났으나 석유고갈 40년 이후에나"
보고서는 "무엇보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돌입과 점진적인 세계 경기회복 신호는 유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으나 남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정위기 가능성은 향후 세계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봤다.

석유고갈논란에 대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값싼 석유의 시대는 끝났으나 석유고갈에 대해서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IEA는 국제유가가 2015년 배럴당 102달러, 2020년 131달러, 2030년 19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리처드 존스 IEA사무차장은 지난 4월 방한한 자리에서 "일각에서 나오는 석유 고갈 시나리오는 과장됐다. 최소 40년간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그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향후 40년간 소비분인 1조2000억~1조3000억 배럴, 채굴가능한(recoverable) 매장량은 3조5000억 배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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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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