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씨의 하루를 통해 본 2020년-①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따르릉~ 아침 7시20분 기상 알람이 울린다. 알람소리에 숙면을 위해 쳐둔 검은 커튼이 자동으로 열린다. 잔잔하게 깔리던 음악 역시 경쾌한 비트의 곡으로 바뀐다.


'아~상쾌한 아침이군, 오늘도 몸이 가벼운데?' 잠에서 깨어난 앤드류 파커씨는 오늘도 몸이 가뿐하다. 스마트폰이 최적의 기상 시간을 계산해 깨워줬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똑똑한' 휴대폰은 수면 관리 센서가 장착돼 있어 잠든 사람의 뒤척임을 감지, 얕은 잠에 들어섰을 때에 맞춰 알람이 울린다. 물론 출근을 위해 늦어도 7시30분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알람은 정해진 시간 범위를 넘어서지는 않는다.

침대에서 일어난 파커씨가 욕실로 향하는 사이 카펫은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체열을 통해 바이탈 지수를 체크한다. 여기서 몸 상태에 맞는 식단이 제공되는 것은 기본. 경우에 따라 비타민이나 타이레놀 같은 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어쩐지 목이 따가우면서 감기 기운이 있는 듯했는데 오렌지주스가 아침 식단에 떴네?' 바쁜 현대인에게 홈메디컬시스템은 필수다.


1분이 아까운 출근 시간이지만 베이글이나 시리얼로 아침 식사를 떼우는 건 10년 전의 일이다. 아파트형 농장이 도심에 들어서면서 패스트 푸드를 몰아낸 지 오래다. 샤워를 끝내고 나오면 홈메디컬시스템이 주문한 아침 식재료가 이미 문앞에서 대기 중이다.

아파트형 농장이란 10여년 전 금융위기로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면서 유령 도시로 전락했던 디트로이트 시를 되살리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지금은 도시 곳곳에 자리잡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아파트형 농장의 특징은 이름 그대로 아파트와 같은 건물 안에 농장이 들어가 있다는 것.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재배 환경을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작물 재배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아파트형 농장 일부를 사들이면 재배 과정을 집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지켜볼 수 있고 직접 찾아가 재배 과정을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농장 체험을 할까?' 두 달 전 아파트형 농장에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딸기를 따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오르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파트형 농장에서는 도시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재료가 배송되는 사이 파커씨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샤워를 한다. 샤워기를 틀면 미리 설정된 온도의 온수가 나온다. 스마트폰에는 매일 아침의 일정이 기록돼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일정과 출근 전까지의 시간을 고려해 적정 시간이 산출된다. 이에 맞춰 샤워를 마쳐야 하는 시간 5분 전에 알람을 울려준다. 출근 시간을 걱정하느라 샤워하는 동안 마음이 급했던 것도 이제 추억 속의 일이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로봇이 아파트형 공장에서 배달해 준 식재료를 받아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파커씨가 샤워하러 들어가기 전 스마트폰을 통해 아침식단 레시피를 검색해 로봇으로 미리 전송해놨기 때문이다. 빠른 배달 서비스와 로봇 덕분에 파커씨는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아침식사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완성된 아침식사를 로봇이 식탁으로 가지고 오면 파커씨는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의 날씨를 검색한다. '오후 3시쯤 비가 온다고? 이 때는 회의 시간이니 우산을 챙길 필요는 없겠군.'


온도와 습도, 공해지수 그리고 오늘의 일정을 통합 체크해 옷장에서 이에 어울리는 의상 몇 벌이 선택된다. 선택된 옷을 로봇이 옷방에서 들고 나온다. 오늘 파커씨는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이 있기 때문에 편안한 옷 보다는 격식을 갖춘 옷을 입기로 한다. 파커씨가 아침식사를 마저 하는 동안 로봇이 옷을 다림질 해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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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준비를 마친 파커씨가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원격조정으로 시동이 걸린 자동차가 출입구 앞에 와있다. 차에 올라탄 파커씨는 무인운전 시스템을 통해 회사까지 주행하는 동안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오늘의 스케줄을 체크하고 오후에 있을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검토한다. 남는 시간 동안에는 파커씨의 관심 카테고리에 맞춰 선정된 뉴스를 읽는다. 파커씨가 특히 즐기는 기능은 하루 일정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일과를 미리 보면서 놓칠 수 있는 상황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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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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