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로 인한 유로화 급등락에 울상이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18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던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이날도 4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장 초반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287 달러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로화 하락은 유럽 지역 수출업체들에게는 호재다. 독일 다임러사의 메르세데스 벤츠 미국 내 판매는 올 들어 4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2% 급증했다. 이를 유로화로 환산하면 매출은 15% 더 늘어난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유로화 가치가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한 등락을 반복하면서 수출업체에도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환헤지 비용이 높아지면서 유로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수출업체들에게 손해로 작용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올라프 월트만 독일공학협회(GEF) 스페셜리스트는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외국 공급자들과의 계약 체결에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투자 계획 수립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1조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을 승인했을 당시 유로화 가치가 반등,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기업들은 위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안도감을 내비쳤으며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자금 조달 능력 등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자 유로화는 다시 한 번 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유로화 가치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8% 이상 미끄러졌다.


크리스토프 리드케 SAP 대변인은 "환율 변동성이 심화될수록 모든 기업들에게는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에 환율 안정화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러한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해 유로화에 대한 신뢰도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처럼 경제 환경이 불확실해 안정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는 유럽 지역 경기에 더욱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될 전망이다.


급작스러운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방향 변경도 유로화 변동성을 가중시킴은 물론 시장의 유로존에 대한 신뢰 상실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까지도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국채 매입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언급했으나 불과 3일 만에 이를 뒤집으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위르겐 본 하겐 독일 본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ECB는 기존 입장을 뒤집으면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유로화 급등락으로 인해 유럽 내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환율 변동성으로 오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제조를 해외로 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독일 태양광에너지 관련 부품 제조업체인 SMA는 미국 시장 공략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유로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미국 덴버에 공장을 건설했다. 군터 크래머 SMA 대표는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와 수송비·재고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유로화 급등락이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점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ECB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먼저 나서리라는 예상 또한 달러화를 유로화보다 매력적인 통화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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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그 크래머 코메르즈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은행들에게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ECB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1%로 유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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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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