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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무죄]곽영욱 '입' 못믿은 법원..판단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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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법원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건 사건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입'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무리하게 심야조사를 강행해 곽 전 사장 진술의 임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 이유 중 하나다. 검찰 및 곽 전 사장 주장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 한 셈이다.
9일,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판결문에 곽 전 사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는 뇌물 액수를 자주 번복한 점 등을 지적하며 그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적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 전 총리에게 10만 달러를 줬다'에서 '3만 달러를 건넸다'로, 다시 '5만 달러를 건네줬다'는 식으로 진술을 수차례 번복했다. 최종 '5만 달러 수수'로 입장을 정한 것에 관해선 법정에서 "몸이 너무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고 가족들이 죽기 전에 불으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돈을 건넨 방식을 두고도 말을 바꿨다. 곽 전 사장은 수사 당시 검사에게 '5만 달러를 한 전 총리 손에 직접 줬다'는 식으로 진술했으나 법정에서 '돈을 오찬장 의자에 놓고 나왔다'는 식으로 증언했다. "검찰 조사 때는 정신이 없었다"는 게 곽 전 사장이 법정에서 밝힌 번복 이유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바탕으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는지 여부 및 액수 등에 관한 곽 전 사장 진술은 계속 바뀌어왔고 일관되지 못해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곽 전 사장이 구치소에 갇힌 채 검찰에 수차례 불려나가 심야조사를 받은 점도 재판부 의심을 키웠다. 진술의 임의성을 깎아내리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횡령 혐의로 구속된 뒤 뇌물공여 사실을 일시적으로 시인했다가 바로 부인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곽 전 사장은 이틀 연달아 심야(23시50분ㆍ21시46분)까지 조사를 받았고 하루를 거른 뒤에는 자정을 넘겨 새벽 2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문제는 뇌물공여 사실을 시인한 뒤 조사 시간이 급격히 짧아졌다는 점. 그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을 본격 진술하기 시작한 지난 해 11월24일에는 오후 6시30분에 조사가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이 부분이 "곽 전 사장 진술의 임의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뚜렷한 물증 없는 뇌물수수 사건의 경우 관련인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가 판단의 쟁점"이라면서 "재판부도 이 점에 초점을 맞춰 심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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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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