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한국 심장 전문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약물 치료 패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안 그래도 비싼 약을 너무 오래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던 터라,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박덕우 교수팀은 '약물 용출성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 사용 기간에 관한 연구(Duration of Dual Antiplatelet Therapy After Drug-Eluting Stent Implantation)'를 15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논문은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15일 온라인판에도 동시 게재됐다.
교수팀의 연구목적은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stent)' 수술 후, 피떡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물요법의 적절한 사용기간에 관한 것이다.
수술 후 피떡이 생기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발생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때문에 의료진은 수술을 한 다음, 혈액이 뭉치는 것(응고)을 막아주는 항혈소판제를 투여한다. 플라빅스라는 약과 아스피린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항혈소판제를 얼마 동안 사용하느냐인데, 미FDA는 수술 후 12개월 동안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을 동시에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12개월 이후 상황은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의료진은 안전을 위해 최대한 더 오래 약물을 투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의료계의 오래된 고민거리다. 특히 플라빅스의 가격이 비싸, 장기간 사용에 대한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더욱이 플라빅스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해주는 약이므로, 환자들의 출혈을 유발해 예기치 않는 부작용 우려도 있다.
12개월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답을 얻기 위해 박 교수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270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플라빅스+아스피린을 주고, 나머지엔 아스피린만 투여한 후 그 영향을 관찰했다.
수술 후 2년까지의 누적 발병 기록을 보니, 양 그룹 간 심근경색 등 심장 관련 발생위험에 차이가 없었다. 일부 지표에서는 오히려 플라빅스를 오래 사용한 그룹에서 위험이 증가하는 추세도 보였다.
박 교수는 "플라빅스 처방을 12개월 이상 연장하는 방법은 아스피린 단독 요법에 비해 더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박 교수팀의 이번 논문이 관련 치료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될 지는 현재로서 판단하기 좀 이르다. 박 교수 스스로 논문에서 밝히고 있듯, "12개월 이후 플라빅스를 중단할 경우, 그것이 안전한가에 대한 답은 더 길고 큰 연구를 통해 확정돼야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답이다.
또 NEJM에 함께 게재된 사설 역시 "가장 이상적인 플라빅스 사용기간은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며 결론을 확정짓지 못했다.
한편 박 교수의 논문이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에 게재된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박승정 교수의 논문은 그의 세 번째 NEJM 등재"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10여명, 한국 의학자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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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JM은 임상의학 분야 영향력 세계 1위 저널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사이언스(Science, 28점)', '네이처(Nature, 31점)' 등보다 2배 높은 51.3점에 달하는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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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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