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요양보험, 콘트롤 타워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강정규 기자] 2008년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구심점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11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제도시행 2년 째를 맞이했으나 중앙부처의 총괄적 관제탑 역할이 미흡해 제도 정착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 대비해 노인수발을 사회가 부담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그간 제도를 도입하는 데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였을 뿐, 제도의 청사진과 기본 틀을 확립하지 못했다. 특히 보험의 급여지출이 2040년까지 최대 58조원, 국민총생산대비(GDP)대비 2.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령화에 따라 보험의 확대시행이 예고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KDI는 기관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도 시행 전부터 논란이 됐던 관리주체는 결국 건강보험공단이 맡게 됐다. 하지만 저질 서비스 기관으로부터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재계약 결정권한은 공단에 주어지지 않았다. 반면, 평가권한은 공단이 독점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 질 관리의 왜곡으로 이어져 향후 제도 발전에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관 간 역할분담 문제는 기존의 노인 관련 서비스가 운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제기된 제도 간 충돌의 문제라고 KDI는 지적했다. 주로 중첩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의 영역 다툼, 공단과 지자체간의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자 관리 및 연계서비스 관리 등에 관한 주도권 다툼이었다.
KDI는 이 같은 분쟁과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보다 높은 권위를 가진 중앙부처가 기관 간 역할을 조정하고 업무협조를 강제로 이행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기관과 인력관리의 최저 기준을 정비하고 이에 대한 감독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KDI는 정부가 그동안 시설확충에 역점을 둔 나머지 서비스 기관 설치의 최저기준을 설정하고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역할에 소홀했다며, 이로 인해 재가서비스 기관의 난립과 요양보호사 자격증 남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제도 도입 초기에 짧은 시간 동안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한 해에 45만명의 요양사가 배출되기도 했다. 현재 공급과잉으로 요양보호사 1인당 수급대상자가 0.64에 불과할 정도다. 요양사 육성 교육기관 난립에 따른 교육훈련 부실문제도 관리해야 할 문제다.
제도운영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한 감독과 각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KDI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 규정하는 장기요양위원회가 중앙부처에 실질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실제적인 구속력을 발휘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제도가 경직화되고 공급자 주도의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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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규 기자 k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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