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이만의 환경부 장관


대담=박희준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4대강 살리기는 가뭄대책.. 못 하면 장관 자리에서 내려와야 "


"수도권 매립지, '에코 투어리즘'의 본산으로 만들 것"

'4대강 살리기' 관련 예산을 두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보 건설 등을 위해 대규모 토목사업에 환경을 보전해야 하는 환경부가 나선다는 곱지 않은 시선은 물론, 4대강의 수질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4대강 살리기가 결국은 대운하 사업이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이 장관은 "4대강 살리기는 가뭄대책"이라면서 "언제라도 강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등 전국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특히 "한강의 성공 스토리를 4대강으로 확산한다면 주변 유역의 활성화를 통해 산업과 환경, 경제가 상생하는 녹색성장이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국회 답변과 대국민 설득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4대강 전도사'인 이 장관을 지난 8일 오후 늦은 시각 정부 과천 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못하면 장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아직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대운하와 연결 짓는 시각이 많은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국회에선 홍수 방지 대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 장관 입장에선 가뭄 방지 대책의 의미가 크다. 홍수 방지 대책은 그동안 많이 있었지만, 가뭄 대책은 없었다. 내가 '4대강 살리기'에 대해 확신을 갖고 지지하며 국민들을 설득코자 하는 이유도 이것이 가뭄 대책이란 점에서다. 지난 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비가 적게 와서 낙동강에는 '절대 유량'이 확보되지 않았다. 때문에 낙동강 수계의 산업단지에선 정화 처리를 거쳐 폐수를 배출했지만 법정 기준을 위반하게 됐다. 예전엔 환경오염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자연 조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댐을 만들어서 하천 유지용수를 공급하면 굳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10년 이상 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가장 쉬운 해결책은 강에 보를 만들어서 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 하천의 부영영화를 나타내는 총인(TP. 물속에 있는 인의 총량)을 줄이는 일이 관건일 텐데.


▲사실 그게 (4대강 사업의) 핵심이다. 4대강에 보를 설치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식의 평범한, '실험실의 논리'를 펴고 있다. 강에는 적든 많든 물이 흘러들어온다. 그 물을 양질로 관리하려면 공공하수 처리시설이나 고도처리 시설, 총인 제거 시설의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수질 측정과 감시 체계의 선진화도 당연히 수반된다. 4대강에 설치하려는 가동 보 시스템은 기존 한강의 고정 보 시스템에서 한 패러다임 옮겨가는 선진 정보기술(IT)이다. 기존 댐의 퇴적토나 오염물질의 하상축적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인데 '정치적 양념'이 너무 독해서 여러 가지로 헤매고 있는 느낌이다.


- 4대강 수질을 어느 정도로 개선코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나.


▲쉽게 말해 '좋은 물'이다. 국민들의 상식에 바탕을 둔 1~2급수 수준을 말한다. 언제라도 강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고, 피부에 위해를 느낀다거나 독소 등에 대한 우려 없이 전국 어디서나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물로 만들겠다. 사람에게도 좋지만, 어류 등 수(水)생태계의 기본이 되는 그런 물로 바꿀 것이다. 2015년까지 전국 하천의 86%를 '좋은 물'로 채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2년까지 향후 3년간 83%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게 4대강 사업의 핵심이고 기대효과다.


- 곧 새해다. 환경부의 내년도 역점 과제는.


▲내년은 G20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다. 환경부는 이런 국정의 최상 어젠다에 적극 호응해 세계최대 규모의 수도권매립지를 녹색유전(油田)과 녹색관광의 세계적인 명소로 국제 브랜드화하겠다. 또한 환경관리에서 선진국과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환경안전 분야를 선진화하는 등 국격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2012년 제주 유치에 성공한 환경올림픽인 세계자연보전총회가 환경선진국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은 경제위기 극복을 마무리하면서 위기극복 이후의 미래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란 점에서 환경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환경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지류ㆍ지천 살리기와 유역관리체계를 선진화하는데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 중기온실가스 감축목표(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감축) 달성을 위해 가정ㆍ상업ㆍ공공ㆍ교통 등 비(非)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전 국민이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녹색국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수도권 매립지의 녹색 명소화란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수도권 매립지는 그동안 전문가들을 위한 비교 학습장이자 견학지로 활용돼왔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매립기술과 매립지 활용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자주 찾았는데, 앞으론 관광객들을 위한 '에코투어리즘'(생태관광)의 본산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우리의 매립 관련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바이오 가스 발전이나 가연성 폐기물을 이용한 열병합 발전, 폐기물 소각재의 골재 활용 등의 다양한 기술을 우리의 수도권 매립지가 포괄하고 있다. 또 이미 수도권 매립지의 일부 공간엔 복토 공사를 통해 골프장을 만들고 있다.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완공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이곳에서 경기가 열리게 된다. 매립지 안엔 수영장과 승마장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환경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어 녹색성장에 대한 교육장으로서 세계에 알리자는 게 수도권 매립지 관련 사업의 목표다.


-온실가스 저감 등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환경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 구조를 보면 전체의 40% 정도가 산업이고 나머지 43% 정도는 비산업 분야다. 산업 분야에 대해선 지식경제부가, 비산업 분야에 대해선 환경부가 주관해 온실가스 저감을 추진하되, 수송 분야에 대해선 국토해양부가 협력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국민 생활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인센티브(유인부여) 및 페널티(벌칙) 시스템을 추진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줄이기는 국민 모두가 협력하고 참여해야 하는 것인 만큼 과거 농촌과 도시의 균형발전이나 '새마을운동'과 같은 차원에서 '그린스타트' 운동을 범국민 차원의 운동으로 본격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 자동차 등 운송 및 교통방식의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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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카를 직접 타고 다니는데 소감이나 향후 보급 계획은.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카를 탄다. 내가 타는 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 주행 때 99g 정도인 반면, 경차 '모닝'은 120g 정도다. 다만 차의 배기량이 작다 보니 예전에 타던 대형차보다는 주행 중 흔들린다거나 장거리 이동시 피곤한 느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것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운전 패턴을 조정하면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하이브리드 카나 전기자동차, 연료전치차와 같은 저탄소 교통체계에 참여하길 바란다. 이를 테면 호텔이 저탄소 배출 차량을 타고 오는 손님에겐 주차나 친절서비스 면에서 우선권을 주도록 하고, 그런 호텔에 정부가 세제상의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녹색성장과 관련한 10가지 정부 시책 가운데 인프라스트럭처와 관련한 부분이 바로 저탄소 분야에 재정ㆍ금융ㆍ세제 등의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는 것이다. 저탄소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세제 등의 혜택을 주되, '고(高)탄소'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누진제를 적용함으로써 사회 전반이 저탄소 생활로 바뀌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정리=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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