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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남자를 위한 아파트'...10년 후엔 대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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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0년뒤 화장하는 남자를 위한 아파트가 들어선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 이부자리만이 전부다. 서재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 하지만 남성들이 점차 자신의 위치를 가정에 정립하기 시작하면서 10년 뒤 이들의 주거공간 침입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2020년 나이 50을 바라보는 김이석씨는 '아저씨'라는 단어 자체를 증오한다. 결혼은 결혼일 뿐, 조금 더 젊고 싱싱하게 보이고 싶다.
그의 집엔 서재가 없다. 일은 직장에서 마친다.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그는 자유인이다.

집에 들어서면 전용 드레스룸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이후 화장실에서 체중, 체지방, 당뇨수치 등을 점검한다. 이후 집 앞에 놓여진 2km의 산책로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운동 후 샤워를 마친 그는 전용 화장대에서 스킨, 로션을 바른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전제되야 말처럼 살 수 있다. 이후 식사를 준비한다. 퇴근시간이 늦어진 아내를 위한 배려다. 주로 외식을 즐기지만 이날 만큼은 자신의 키에 맞춰진 싱크대에서 파스타를 준비한다.
그는 아내와의 만찬이 끝난 후 허비룸(hobby)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각양각색의 모형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10여만원대부터 300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비행기 조종사가 꿈인 그가 평생 만들어낸 역작들이다.

전리품들을 위한 한 두시간의 청소와 감상이 끝날 때쯤 부엌에서 부좌가 울린다. 영양제를 먹을 시간이다. 약상자는 그에게 약먹을 시간을 알려주면서 하루분의 약만 배분해 놓는 디지털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약을 먹고 다시 화장대에 앉는다. 나이트 크림을 발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잠자리에 들면 수면시스템이 가동된다. 집안 불이 모두 꺼지고 적정량의 수분이 그의 방에 분사된다. 이미 5년 전부터 아내와의 동침은 하지 않았다. 아내의 뒤척임에 잠이 깨기 일쑤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같은 주택이 번성할지도 모른다. 여성을 위한 집이 남성·여성 모두를 위한 집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초식남, 노무족의 번식이 만들어낸 결과만은 아니다. 주거생활에서의 남자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는 트렌드가 주택에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주거공간 전문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과 각계 주거 전문가를 대상으로 향후 10년간 자리잡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생활을 골자로 한 '주거공간의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7대 트렌드는 △집이 나를 돌봐준다 △남자가 집을 가꾼다 △그린(Green)을 심고 그린을 소비한다 △방 수를 줄이고 다목적으로 한다 △내가 있는 곳이 집이다 △라이프스타일대로 맞춘다 △새로운 가족을 만든다 등으로 구성됐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2010년 이후 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주거 트렌드 형성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며 친환경 에너지 및 녹색 공간 증대, 성 역할 변화, 경제회복 기대와 불황에 대한 대비 등이 주거공간 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남성만을 위한 공간 창출 선호될 것이며 자연에 가까운 주택,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주택이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주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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