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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나홀로 弱달러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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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글로벌 달러 약세가 큰 물결이 돼서 외환시장을 덮쳤는데 유독 원·달러 환율만 1150원대 중후반에서 탄탄히 지지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이 1.51달러대로 급등하면서 연고점을 찍었고 달러·엔 환율은 1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달러인덱스 역시 75선을 뚫고 내려와 74.28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만 무풍지대다.


26일 달러·엔 환율은 오후들어 86엔대로 돌입하면서 지난 1995년 7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엔화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본정부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오후 가메이 시즈카 금융상은 달러·엔 환율이 86엔대 돌입과 관련 "일본 경제에 있어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이히로히사 재무상 역시 "비정상적 환율 변동에 정부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정부의 달러매수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노다 요시히코 재무차관이 "현재 엔화 강세는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것"이라면서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달러·엔 환율 하락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티컬한 레벨이 깨지면서 발칵 뒤집힌 달러·엔 환율과 달리 원·달러 환율은 평온하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약세에도 지지되는 배경 중의 하나로 달러·엔 환율의 급락을 꼽았다.

달러엔 급락과 동시에 크로스엔 환율이 급락하면서 리스크테이킹에 대한 우려가 유발되고 있는 것.

특히 이날 달러·엔 환율 급락은 그동안 엔화를 팔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화를 사들였던 크로스엔 거래의 청산이 이뤄지면서 더욱 낙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원국 통화에 투자됐던 엔화 자금이 급격히 회수되면서 달러엔이 급락하고 아시아 증시마저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에서 적극적인 달러매도는 자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매크로 펀드 쪽의 달러매도세가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후 2시21분 현재 호주달러·엔 환율은 79.69엔으로, 뉴질랜드달러·엔 환율은 62.521엔으로 두 통화 모두 사흘째 하락하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호주달러의 경우 전일 종가대비 1빅 이상 빠지는 등 크로스엔에서 대규모 언와인딩이 일어나면서 달러매도, 엔화매수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통상 주식이 오르면 엔화약세, 하락하면 엔화강세이던 부분이 크로스엔 환율이 빠지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져 위험자산 쪽에서는 부정적인 뉴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달러약세가 메인 테마라면 원·달러 환율도 같이 빠지는 게 맞지만 엔화 쪽 움직임이 리스크 익스포저를 두렵게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달러·엔 환율은 기술적 지지선이던 지난 1월21일 리만 쇼크 이후 최저치 87.10엔선을 깨고 내려간 상태다.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달러엔 환율의 다음 지지선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이 80엔선을 무너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에서는 달러엔 80엔선 테스트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지난 1995년 4월에 한때 80엔선이 붕괴되면서 잠시 70엔대로 돌입했던 시기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가 하락도 원·달러 환율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이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국 개입 경계감도 원·달러 환율이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1150원대가 이달들어 2주이상 탄탄하게 막히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은연중에 1150원대에 대한 경계감을 쌓아놓은 상태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은 1150원대 부근에서 자연스럽게 수입업체 결제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맞물리며 지지되는 분위기"라며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레인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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