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부동산 시장 침체는 걸림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두바이에서 출퇴근을 하는 비즈니스맨들이 교통정체를 반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끝에 두바이가 ‘유령도시’로 남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두바이 경제를 지탱하던 버블이 붕괴되면서 두바이는 점점 한산한 도시로 변해갔다. 공항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버리고 간 외제차들이 즐비했고 도심 곳곳에는 짓다만 빌딩들이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경기회복과 더불어 다시 찾아온 도심 정체가 오히려 반가울 지경인 것. 한 두바이의 비즈니스맨은 “나는 차가 막힐 때가 즐겁다”고 털어놓았다.


반가운 소식은 학교에서도 들려왔다. 외국인 인구 유출과 더불어 교실도 썰렁해 졌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방학을 끝내고 돌아온 학생들의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두바이 학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렙톤 스쿨 두바이(Repton School Dubai) 등 학교들은 여전히 높은 등록률을 자랑했다.

킹스 스쿨 두바이(King's School Dubai)의 데비 왓슨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떠난 것은 아니고 학교는 여전히 붐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고가 대비 50% 하락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다. 그러나 집값을 비롯한 물가가 급락하면서 두바이 인들의 삶의 질이 고양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 두바이의 도시 근로자들이 좀 더 싼 가격에 안정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버블 시절 고가의 주택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또 일부 지역에선 부동산 가격의 상승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존스 랭 라셀르의 블레어 해그쿨 매니징 디렉터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매매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가격 상승의 신호”라고 말했다.


HSBC의 시몬 윌리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분위기가 변화고 있고 경기 자신감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며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두바이의 강점인 비즈니스 서비스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고 국내 디플레이션은 두비아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 디폴트 위험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고 전문가들은 두바이 정부가 오는 12월 만기되는 40억5000만 달러 규모 나킬 이슬람 채권을 처리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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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두바이경제가 예전과 같은 ‘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정부가 지고 있는 860억 달러 규모 외채와 과잉 공급된 부동산 등이 빠른 경제회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윌리엄스 이코니미스트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훨씬 좋아지겠지만 이것을 버블 시절의 부활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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