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경민대학교 총장

홍문종 경민대학교 총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세계가 놀랐다.그의 수상 소식은 지구촌 전역을 들썩이며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탑뉴스로 떠올랐다.


미국 내 여론은 물론 세계 각국이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천차만별의 논평을 쏟아내고 있어 오바마의 노벨상 수상 논란은 잠잠해질 것 같지 않다. 오바마의 노벨상 수상 결정이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돌아가는 기류로 보건데 정작 당사자는 수상의 기쁨보다는 복잡한 속내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언론 보도만 해도 당사자인 오바마의 '수상소감' 보다는 오바마를 택한 노벨위원회 결정에 태클을 걸고 나선 미국과 국제 사회 반응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상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거나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 심지어 오바마의 수상자격 미달이라고 공격하는 등 미국내 보수진영의 격한 반응이 세계에 낱낱이 중계되고 있다.


미국사회가 급기야 진보진영과 보수진영간의 극한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어 '오바마의 노벨상 수여 결정이 미국을 갈라놓고 있다'는 CNN 방송의 우려가 현실로 표출되고 있는 양상이다.

오바마의 노벨상 수상으로 부글거리는 해외 논평 중에서 그나마 눈길이 가는 것은 병석에 누워있는 83세의 카스트로 평가다. 카스트로는 이번 수상 결정은 오바마의 업적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문제가 많은 부시정권 하의 전임자들의 잘못을 응징한다는 의미라는 식의 해석을 내놓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타당한 코멘트로 느껴진다. 지금은 오바마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는 나의 관점과 궤를 같이하는 논평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번 노벨위원회의 결정은 국제사회가 미국과 오바마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현황을 대변하고 또 확인시켜주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부시정권이 이런 저런 실수로 그동안 세계 패권국의 의젓한 면모를 보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세계 곳곳에 분란을 일으키는 등 무분별한 행보로 미운털이 박힐 대로 박힌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함으로써 국제질서를 문란시키는 데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약소국들로 하여금 '지금은 별 수 없이 당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두고보자'는 식의 앙금을 남기게 해서 미국을 고립무원의 처지로 몰고간 측면이 강하다.


그 결과 미국의 오만함에 치를 떨던 약소국들이 굴신의 치욕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함께 하기'의 시너지 효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함께할 때의 불편함이나 고통들이 약자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무기력함보다 더 큰 가치가 된다는 사실을 간파한 결과다.


이명박 대통령, 하또야마 총리, 후진타오 주석 등이 나서서 세를 모으고 있는 아시아가 그렇고 이미 경제에 이어 정치적 합의체로 거듭나면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EU 연합이 그렇다.


미국으로 하여금 지나간 과오를 재점검하고 프렌들리 정책으로 다시금 세계 무대를 순화시켜 달라는 일종의 주문... 그것이 오바마를 수상자로 결정한 노벨위원회의 깊은 뜻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오바마의 노벨상을 두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설전은 국제무대에서의 아직도 미국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룹과 미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그룹간 사이의 다툼이다. 극명하게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이기에 의견을 통일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시킬 수 있게 되기까지는 갈 길이 참 멀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의 세계 운영에 관해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미국의 공화당원을 비롯한 강경파들은 '철'이 없다. 앞으로 그 때문에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을 모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애써 모른 척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이미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망과 불신 도를 넘어섰다고 봐도 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깜깜무소식인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되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별도의 얘기지만 미국의 노벨상 독식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로부터도 비슷한 아쉬움을 찾아볼 수 있다.


자국의 노벨상 수상이 전무한 원인을 통제된 사회에서 기인됐다고 보고 있는 중국과학자들의 현실인식을 주목해야 한다. 매번 강조하는 바이지만 중국이 아무리 욱일승천 기세로 세계 곳곳에서 그 기치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특유의 폐쇄성을 해결하지 않는 한 가야 할 길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비단 중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당면한 현안거리다. 위정자들의 각별한 의지가 반영되지 없는 한 우리 처지라고 해서 중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우리의 경우 DJ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기왕에 있긴 했어도 혁신과 창조 측면의 대폭적인 개선책이 노벨상 수상 기회의 폭을 넓혀주는 '직항로'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AD

비록 순조로운 출항은 아니었지만 이번 오바마의 노벨상 수상이 그에게 거는 많은 기대만큼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튼실한 교두보 역할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홍문종 경민대학교 총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