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 국가부채·4대강 예산 놓고 격론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우리나라 빚이 1000조원이 넘어 국민들이 빚덩이에 앉게 됐다는 주장과 4대강 예산이 불법 편법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놓고 의원들과 재정부 사이에 치열한 격론이 이뤄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2일 오전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악화된 재정 건전성 문제와 4대강 사업 문제점 등을 놓고 열띈 공방을 펼쳤다. 특히 정부 추산과는 달리 나랏빚이 1000조원을 넘는다는 주장이 거듭되면서 국가채무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고 여야 모두에서 나라 곳간 사정을 우려하는 질의가 쏟아졌다.

반면 4대강 사업의 타당성, 편법 예산 전용 등에 대해선 여야간의 입장이 서로 엇갈린 가운데, 야당쪽에서 "4대강 사업이 졸속 핵폭탄"이라는 강한 어조도 나왔다.


여야 할 것없이 경제위기 과정에서 얻게된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보다는 실질적인 정부채무 개념으로 확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의 용역결과를 보면 2007년 채무를 299조원으로 본 정부와는 달리 정부 부채는 688조~1198조원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이한구 의원이 추정한 국가부채는 1439조원, 조세연구원 보고서는 국가채무와 재정위험요인을 포함한 금액이 986조원으로 추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은 "2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가채무 증가율 분석 결과, 2006~2010년 한국의 증가율은 17.7%로 네번째였지만 2009~2010년에는 30.6%로 한국이 최고였고 평균(12.6%)의 2.5배"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MB정부는 국가채무를 가장 많이 증가시킨 '돈쓰는 하마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확정채무를 발생채무로 바꾸면 2010년 국가채무가 407조원에서 518조원으로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의 47%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국가채무가 늘어난 것과 비례해 그만큼 국가의 규모도 커졌다"며 " 단순히 채무가 증가한 것만으로 재정위기가 높아졌다고 보지 말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MB정부는 참여정부가 복지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해 국가채무를 증가시킨 좌파정부라고 비난해왔는데 이명박 정부 5년에 국가채무가 175조원 늘어난다면 적반하장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현재 우리 재정에 대해 세계 유수의 경제전망기관에서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평을 받았다"며 "국가채무를 단순히 계량적으로 비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라빚에 대해 잘못 알려질 경우, 오히려 대외신인도 하락, 국민 불안심리 증폭 등 문제가 많다"며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악화 및 유동성 위기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맞대응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GDP 대비 국가채무는 호황이던 참여정부 5년간 연평균 2.4%포인트나 증가한 반면 유례없는 경제위기에도 MB정부는 2010년까지 3년간 연평균 2.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며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며 재정부의 입장을 거들어 줬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간의 날선 공방이 이뤄졌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한 전면재검토 등을 요구하며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나, 한나라당 쪽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응전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 "4대강 예산 22조2000억원이라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편법과 꼼수로 편성된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강운태 의원은 4대강 예산에 대한 불법·편법전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4대강 12개 공구별로 1억원씩 12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면서 평균 2750억원씩 총 3조3000억원 규모 공사를 국회에서 예산심의도 하기 전에 턴키방식으로 입찰했다"며 "이는 국가재정법을 무시한 중대 사태"라고 주장했다.


오제세 의원도 "4대강 사업은 졸속이며 지출 핵폭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므로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하고 사업발주나 사업자 선정과정에 오해가 없도록 투명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출구전략 시점에 대해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을 했다.


나성린 의원은 "각종 지표가 경기회복 신호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못해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며 "경제의 건전성을 제고하면서도 또다른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출구전략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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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의원은 "적극적 재정정책을 계속 활용하되 그 기조는 금융위기 초기와는 달라야 한다"며 "민간투자 수요를 자극해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분야에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출구전략과 관련해 세계 시장 흐름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세계선진국가들과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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