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날고 당국은 막고'..1200원선 밑은 오버슈팅
증시랠리 지속여부가 최대 관건..당국 "환율하락속도 빠르다" 입장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 붕괴후 하락 속도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막강한 증시의 힘은 환율을 지속적으로 아래로 밀어내려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1200원선을 막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약세에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경우 1200원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는 상황.
증시는 1700선마저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외국인은 이날 6500억원이 넘는 대량의 주식 순매수 물량을 유지하면서 장장 9거래일에 걸쳐 2조4000억원이 넘는 사자행진을 벌이고 있다.
외인의 물량 공세는 증시 상승세를 견인할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에도 하향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 매도 물량이 글로벌 달러약세에 밀리는 환율의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증시가 생각보다 강하고 외국인들이 상당한 주식순매수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환율이 1200선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달러 공급 우위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아래쪽을 지지할 만한 것은 당국 개입과 수입업체 결제수요 정도"라고 말했다.
주가가 1700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1200원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외환당국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환율이 편승해 급격히 미끄러지지 않도록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200원선이 눈에 들어온 만큼 당국이 어느 선까지 용인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저점 붕괴까지 최근 며칠간 환율 하락속도가 빠르기는 하다"며 "올해안에 1100원대로 갈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이지만 증시랠리가 대세가 될 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환율 하락은 물가안정과 내수에는 도움을 주지만 수출에는 부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버텨온 게 재정, 수출 때문이라면 어느 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욱 재정부 제1차관은 전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 통화들도 원화와 마찬가지로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달러대비 원화 환율의 강세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훼손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해 당국이 강력하게 환시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줄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환율 하락으로 이달말 집계될 8월 외환보유액은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화당국 관계자는 "외환보유고 운용수익과 금융기관에 풀었던 외화유동성 자금, 달러 약세 등이 지속된다면 외환보유액이 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환율이 1200원선 아래로 내려갈지에 대해서는 시장참가자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1200원선 아래를 일단 가시권에 넣은 상태지만 100원 단위 큰 숫자 변경 부담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증시 랠리에 환율이 지속적으로 발을 맞춰줄지에 대해서도 시장참가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확신을 못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글로벌 달러약세와 국내 증시 호조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주식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지만 조정이 없이 랠리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물량공세에 이끌려 상승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면 언제든지 환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그동안 증시 조정에 대한 의혹을 품고 있던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한꺼번에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이 증시 상승과 환율 하락에 한꺼번에 베팅하면서 역외가 달러매도를 선도하고 국내은행도 이를 추종하는 모양새"라며 "증시가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을 경우 환율 하락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외국계은행 선임딜러도 "현재 환율이 121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것은 정상적인 수급에 따르기보다 역외의 투기적 매도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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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가 많았지만 이미 달러는 헤지된 부분이 많아 조선사 물량 추정치를 빼면 경상수지는 현수준 유지하거나 적자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유입 가능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아래쪽으로 계속 밀리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1200원선 아래로 간다면 그것은 오버슈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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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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