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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日경제에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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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의 정권 교체 후 일본 엔화 가치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엔화 강세는 수출 기업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하는 한편 내수를 늘리는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경제 수장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값이 2월17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미 관계에 거리를 두기로 한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중의원 선거에서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한 이후 엔화는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중의원 선거 전만해도 달러당 93엔대에서 움직이던 엔화는 지난 3일에는 1개월 반 만에 91엔대에 돌입, 이후 9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의원 선거 이후 엔화가 이처럼 오름세를 타게 된 것은 민주당의 압승으로 중·참 양원에서 여·야 역전 현상이 해소돼 정체돼 있던 정책이 순조롭게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의 엔화 강세를 묵인하는 식의 발언과 민주당의 ‘대등한’ 대미 외교 방침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상에 내정된 민주당의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최고고문은 지난 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미 경제 동향을 반영한 달러화 가치 하락이 급격한 엔화 강세를 부추기는 것은 아니며, 내수 주도형 경제에서는 엔화 강세의 장점이 크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또 “아주 비정상적일 때를 제외하고는 환율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엔화 약세를 조장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출주도형인 일본 경제를 내수주도형 경제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지만 그 이면의 부작용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앞서 일본은행 출신인 오쓰카 고헤이(大塚耕平) 정조 부회장도 “소비가 (경제성장의) 견인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엔고 쪽이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등 현재 민주당의 실세들은 엔화 강세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미 노선에서 탈피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성향도 엔화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마키타 겐(牧田健) 주임 연구원은 “일본은 미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해 왔는데 미국과 거리를 두게 돼 미 국채 매입에도 신중해지면 미 국채 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달러 이외의 자산으로 투자처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져 결국 달러화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하지만 엔화 강세가 한층 더 진행되면 수출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일본 경제가 전후 최악의 침체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실적을 한층 더 악화시켜 결국 일본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금융업·보험업을 제외한 일본 법인기업 통계에서 설비투자액은 산업 전체에서 전년 대비 21.7% 감소해 9분기 연속 감소했다. 경상이익은 전년보다 53% 감소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경제재정상은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수익도 최악의 시기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인데다 설비투자가 저조하다”며 “기업들의 여건은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더불어 “환율이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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