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5년간 이어졌던 에어버스(Airbus) 보조금 사건과 관련, 예비판결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은 WTO의 판결이 미국에 호재가 아닌 악재라고 판단했다. 에어버스에 지급한 보조금이 불법이라는 WTO의 판정은 결국 금융기관 및 자동차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 오바마 행정부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클라우드 바필드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WTO의 판결이 부실 은행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구제자금을 쏟아 부은 오바마 행정부에 철퇴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 및 자동차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 판결로 제발을 저리게 됐다”며 “미국이 보조금과 관련해 WTO에 제소하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 조항으로 이미 보호주의 논란을 일으킨 경험이 있다.

WTO는 지난 4일 유럽 국가들이 에어버스항공기 개발을 위해 지급한 150억 달러가 무역 관계를 왜곡하는 불법 보조금이란 예비판정을 내렸다. 예비판결은 구속력은 없지만 유럽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보복조치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세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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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어버스 판결은 향후 보조금과 관련된 무역 분쟁에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의 눈길을 끌었다. 비록 미국 측의 주장이 다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국내 산업을 지지할 목적의 보조금이 위법하다는 판정이 나면서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국가들이 앞으로 타국의 눈치를 봐야할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아르헨티나, 인도, 브라질로부터 동일한 제소를 당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과 무역 분쟁이 잦은 중국이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어 에어버스 사건에서의 승리가 미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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