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노사 이젠 달라져야 한다]3. 이념투쟁에 에너지 낭비

기아차 10여개 대립 선명성 경쟁 등 갈등 심화
금호타이어 3개 정파 정리해고 대응방안 논쟁


기아차 3개 제조공장 가운데 소하리와 화성공장은 지난 주말 8시간 주말특근을 실시했다. 두달 가까운 쟁의행위로 생산이 크게 밀려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광주공장 직원들은 특근에 참여하지 않았다. 북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쏘울을 비롯해 산업수요가 높은 봉고트럭 등 1만3000대 생산이 밀려 회사측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광주공장 노조의 지침은 '특근불가'였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쟁의대책위가 지난 26일부터 잔업과 특근에 복귀토록 지침을 내렸으나 광주지회는 여기에 따르지 않고 독자행보를 보인 것. 표면적인 이유는 '사전에 8월 물량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계파가 다른 지부와 광주지회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부와 광주지회의 선명성 대결은 앞서 지난 13일 광주지회가 소식지를 통해 지부를 '좀벌레'에 비유하는 등 전초전을 치른바 있다.


선거가 마무리되는 오는 9월2일까지 정상조업에 복귀한 금호타이어도 앞서 '정리해고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라 비대위를 꾸려 교섭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정대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노조내에서 정치색을 달리하는 계파간에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교섭의 걸림돌로 작용,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최대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개 조직들이 현재 진행중인 임금교섭을 차기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임금교섭의 포커스가 전체 조합원들의 복리와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하는데 맞춰지기 보다는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악용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 기아차 노조의 현장 계파는 기아자동차 민주노동자회(기노회), 자주민주통일의 길로 전진하는 노동자회(전노회), 금속노동자의 힘으로 노동해방을 여는 노동자회(금속의 힘), 전 조합원과 함께 고용복지 희망을 여는 민주 노동자 투쟁위원회(전민투) 등 10여개 조직이 활동중이다.


이로 인해 5개 산하지회를 거느린 기아차지부의 경우 지부장과 판매지회, 화성지회는 기노회인 반면 광주지회는 현장연대, 소하지회와 정비지회는 금속의 힘 출신이 주도권을 잡고 있어 임금협상에서 일치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경우도 주요 3개 계파 가운데 '현장의 힘'은 선거체제 강행을, '민주노동자회'와 '실천연대'는 대체로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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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된 기아차나 금호타이어 노조의 대의원대회가 길게는 5일 동안 진행된 이면에는 계파간 주도권 싸움 때문이란 후문이다.


노동을 전공한 한 대학교수는 30일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사간 별다른 의견대립이 없는데도 임금교섭은 매년 수개월동안 진행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생산성 향상에 투입돼야 할 노사의 에너지가 불필요한 곳에서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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