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빠져나온 차입금융 전문가들, 창업 혹은 재취업전선
위험도가 높은 유럽 회사채를 취급하는 신생 차입금융(leveraged finance) 전문 업체들이 금융위기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도 실물경기의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자 틈새를 노린 신생 업체들이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S&P LCD(Leveraged Commentary and Data)의 자료를 인용해 고수익·고위험의 차입금융 전문 업체가 13개 이상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FT는 관련 업체 수는 매일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타워브룩 캐피탈(Towerbrook Capital)은 올해 차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고(高)리스크 회피하면서 그 빈자리를 채우는 신생 벤처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이마켓 캐피탈(Haymarket Capital)이란 이름의 벤처업체도 비슷한 방식으로 5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이마켓 캐피탈 측은 “은행 자리를 대신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자본 조달의 또 다른 대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쓴 이후 은행에서 차입금융을 담당하던 금융인들은 대거 은행에서 빠져나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 원인. 이들은 신생업체에 재취업하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식으로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부실채권(distressed debt business) 사업부를 이끌던 줄리안 니콜라스와 마틴 덴트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 3월 은행을 떠났다. 그들은 현재 독자적인 부실채권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하이마켓도 전직 대형 은행 임원을 고용했다. 골드만삭스의 유럽 차입금융 부문 전 대표 팀 필린과 메릴린치의 부실·고수익 트레이딩(distressed and high-yield trading) 부문 전 대표 스티브 잰더가 그 주인공.
투자은행 부띠끄 알라딘 캐피탈 역시 유럽 차입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 신대케이트 대출 부문 대표 브라이언 로버트슨을 고용했다.
도이체방크 부실채권 트레이더 출신인 시몬 멀렐리와 모건스탠리 출신의 라스 레모니우스는 몇 주 안으로 요빅(Yorvik)이라는 이름의 유럽 부실 채권 전문 업체의 문을 열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되살아나고 있는 채권 시장, 사상최대에 육박한 부실채무 규모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의 경우 특히 매력적인 시장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고 수익률이 미국 등지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로버트슨은 “금융위기가 자본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신규 업체들의 진출이 가능해졌다”라며 “우리는 시장 전문가들을 이루어진 팀을 이뤄 고객들에게 특화된 고문, 운용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기능이 되살아나면서 신생업체 가운데 살아남는 기업이 몇 안되리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UBS는 차입금융이 활발해지리라는 전망 하에 최근 차입금융 사업부 재건을 위해 영업직원과 트레이더들을 다시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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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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