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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돈맥경화' 여신-투자 동반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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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에 부는 훈풍과 유럽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펌프질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의 '돈맥경화'는 여전하다.

시중은행은 자본 확충과 리스크 방지를 위해 기업 여신을 회피하고 있다. 기업도 투자보다 대출금 상환과 회사채 되사기에 급급하다. 강한 심장 박동에도 혈관이 막혀 혈액이 신체 각 부위로 공급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27일(현지시간) 유렵중앙은행(ECB)에 따르면 7월 유로존 가계 및 기업 대출이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 집계를 시작한 1991년 이후 증가폭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0.4% 줄어들었다.

특히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규모는 260억 유로로 집계, 전체 대출액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의 기존 대출금 상환이 신규 대출을 웃도는 현상은 지난 2월 이후 지속되고 있다.

은행의 여신기능 마비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기업 투자는 급감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영국 기업들이 건설,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투자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8.4% 감소, 43년래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2분기 감소폭이 10.4%로 1분기 7.6%에서 확대돼 투자 부진이 날로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자본부족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영국 중앙은행의 시중은행 예금 예치금은 3월 초 310억 파운드에서 7월 말 1520억 파운드로 불어났다.

자금 사정이 양호한 기업과 은행은 투자보다 회사채 되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도이체방크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회사채 3~5억 유로를 매입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스페인 최대 은행 방코 산탄데르는 164억 유로 규모의 자산 발행 채권을 되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은행들이 부채 비중을 줄이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이는 ECB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의도했던 것과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줄이면서 채무를 상환할 경우 당장의 재무지표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상공회의소의 데이비드 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투자의 급격한 감소는 영국의 장기 회복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경제 생산능력을 떨어지고 자본금 부족 현상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동성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스웨덴 중앙은행은 지난 달 은행의 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중앙은행 예치금 금리에 -0.25%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고육지책으로 시중은행에서 중앙은행으로의 '유동성 역류' 문제가 해소될 경우 유럽 주요국으로 마이너스금리가 확산될 전망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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