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를 둘러싼 러시아와 이집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계속된 갈등으로 러시아 뿐 아니라 이집트가 져야할 부담도 점점 커져 조속한 해결이 요구된다는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5월 이집트 검찰은 러시아산 밀 품질과 관련된 한 의원의 고발을 접수한 뒤 이집트에 입항하는 러시아산 밀 선적을 강제로 격리해 검역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밀 수입을 담당하는 몇몇 정부 관료들을 구금했다 보석금을 받고 풀어준데 이어 이집트의 대형 밀가루 무역업체의 대표를 구속한 상태다.

지난 6월 초에도 러시아산 수입 밀 5만2000톤을 반송 조치해 러시아 측의 반발을 샀다. 이집트 당국은 러시아산 밀 수입 선박이 식용으로 부적합한 밀을 수입하면서 위조 검사 증명서를 이용한 혐의를 두고 있다. 먹기 부적합한 밀이란 해충과 중금속이 많이 섞여있는 밀을 의미한다.


인구 8300만명의 세계 최대 밀 수입국 이집트는 저소득층에 제공하는 빵 제조를 위해 매년 600만 톤에 달하는 밀을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 산 밀 가격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싼 편이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밀 경로의 절반 가량을 러시아로 돌렸다.

그러나 최근 이집트는 러시아산 밀 수입을 금하고 프랑스산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6월 이집트가 수입한 프랑스 밀의 규모는 57만 톤으로 러시아(9만톤)를 훨씬 웃돈다.


이 때문에 이집트 정부가 져야 할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집트 정부의 제재에 불안감을 느낀 밀 수입 업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러시아 산 밀 수입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이집트 정부는 비싼 밀 수입 때문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스스로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에 제공하는 빵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일 리서치 업체 F.O리츠의 케이스 플러리 애널리스트는 “이집트가 져야할 부담은 매우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세계 밀 농사가 풍작을 맞으면서 가격이 지난해 보다 낮다는 점이 부담을 일부 덜어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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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3월 프랑스산이나 미국산 밀보다 톤당 20달러 가량 쌌던 러시아산 밀의 가격은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 3달러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집트 정부 제재로 인해 리스크 부담 때문이다.


이집트의 검사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불만도 러시아 수출업체들 사이에서 나왔다. 러시아 2위 밀 수출업체인 RIAS트레이딩의 한 관계자는 “수출 대상국에서 이집트를 배제했다”며 “선박을 억류하는 행위가 해적질과 비슷해 이집트는 소말리아와 같은 부류로 분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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