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독일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이 ‘제조업의 메카’였던 독일을 위협하자 제조업을 버리고 연구개발(R&D)로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따 ‘실리콘 색소니’라 불리는 독일 드레스던 지역은 최근 제조업을 포기하고 R&D사업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이런 논쟁은 드레스던이 속한 색소니주 최대 기업이었던 반도체업체 키몬다가 파산하면서 불거졌다. 또한 미국 반도체업체인 AMD가 생산을 글로벌 파운드리스라는 기업에 위탁해 공장을 뉴욕으로 이전하자 드레스던 지역의 경제를 부양하던 반도체 사업이 침체에 빠진 것도 논쟁을 격화시켰다. 이에 반도체업의 호황으로 일자리가 4만3000개까지 늘었던 드레스던지역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창립한 지 4개월이 채 안되는 벤처기업 블루 원더 커뮤니케이션은 무선 기술 세대를 겨냥한 반도체칩을 디자인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직원들의 주업무는 디자인으로 제조와 거리가 멀다.

회사의 공동경영자인 울프럼 드레셔는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며 “만약 제조업에 집착한다면 우리 모두 길가의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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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경제를 지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생각은독일 내에서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 수출국이란 독일의 아성에 도전하고 세계 공장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런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몇 십년전 미국이 고민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사업부였던 오펠도 매각되는 마당에 독일이 다국적기업들의 생산 공장보다는 우수한 인재를 이용해 R&D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끊이질 않는다. 드레셔 CEO가 ‘지식이 생산을 이긴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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