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 확산은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다. 시장경쟁이라고 하지만 똑같은 환경에서 경량급 선수에게 헤비급 선수와 싸우라는 것은 애당초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 대형 유통업체측이 힘의 논리와 자본 논리로 공격적인 SSM 출점을 계속한다면 소상공인 중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SSM 입점이 주변 중소유통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의 1일 평균 매출액은 34.1%, 1일 평균 고객수는 36.7%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네슈퍼 등 79%가 SSM 입점 후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경영상태로 볼 때 얼마나 버틸 수 있냐는 질문에는 '3개월도 못 버틴다'(24.1%), '3개월~6개월 정도'(17.1%) 등으로 답해 절반 가량인 41.2%가 6개월을 못 넘길 것으로 인식했다.
서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SSM이 들어온 이후 우리는 더 이상 슈퍼가 아니고 그저 담배 가게일뿐"이라며 현재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공동회장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형마트에 이어 SSM으로 동네 골목상권을 싹쓸이 하고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몰락의 길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 나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대형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SSM 관련 사업조정제도를 활발하게 활용해 조직적인 힘을 보여주고 중소기업청에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 결정을 받아내 출점을 저지하는 모습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치열한 공방전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달 10일 현재 SSM 관련 사업조정 접수 건수는 총 38건으로 서점 1건, 대형마트 1건을 포함하면 총 40건에 달한다.
대형마트와 SSM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동네 구멍가게에 비해 보다 깨끗하고 넓은 환경에서 다양한 상품을 편안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각 유통업체들이 고객 유치와 매출 증대를 위해 자체브랜드상품들을 꾸준히 개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상품을 좀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동일한 상권에서 SSM 출점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지는 소형 수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현재 정부와 정치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서적ㆍ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불황 분위기를 타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만을 과감없이 수용하는 것. 정확한 조사와 분석 없이 급하게 SSM 관련 규제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오히려 시장경제와 소비자 트렌드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SSM 관련 사업조정제도의 경우도 군중심리에 휩쓸려 남발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불필요한 소모전을 통해 서로간에 피해만 더 커질뿐 지역경제와 사회를 위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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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SM 입점과 출점이 예정돼 있는 지역 주민들의 상당수는 SSM에 호의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며 "동네 수퍼마켓 등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서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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