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결혼준비 노하우 엿보기..4개월간 결혼일정 따라가볼까
영심(가명. 28세)양은 이제 결혼식이 일주일 남은 일명 예신(예비신부)이다. 경태군과의 결혼식이 이제 겨우 일주일 남았는데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웨딩잡지에서 보면 결혼준비가 100일이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지난 넉달간 정신없이 준비했던 영심양은 아직도 뭔가 빠뜨린 기분이다.
영심양은 지난 4개월간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4개월 전-
영심양이 경태군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고 난 후 그 설레임도 잠시, 어떻게 결혼준비를 시작하나 막막하다.
경태군과 영심양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어 결혼준비할 시간은 주말밖에 없다.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자료를 모아보던 영심양은 웨딩 컨설팅 업체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꿈꾸던 결혼준비를 직접 해보고 싶은 욕심은 많았지만,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할지, 또 시간은 어떻게 분배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
특히 웨딩 컨설팅 업체의 경우 개별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소개를 받을 수 있어 더 유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웨딩플래너를 통해 예식장을 추천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해놓은 영심양은 상견례 장소 물색에 나섰다.
상견례는 양쪽 집안의 공식적인 첫 대면인 만큼 기본적으로 양가 친척의 교통이 편해야 하며 찾기 쉬운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걱정거리는 따로 있다. 주변 선배들한테 '상견례만큼 어색한 자리는 없더라'는 얘기를 종종 들어온 영심양은 경태군에게 고민을 상담했다.
경태군의 아이디어에 따라 코스 요리가 나오는 식당으로 상견례 장소를 정했다.
중간 중간에 음식이 계속 나오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판단은 성공적이었다.
상견례가 무사히 끝나고 결혼 날짜도 잡혔다.
웨딩플래너가 추천해준 몇몇 예식장을 경태군과 함께 돌아봤다.
아무래도 예식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인 만큼 미리 시식도 해봤다. 음식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이곳. 게다가 예식장 대여료는 무료란다.
실제로 예식장은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많다.
-3개월전-
영심양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결혼 예산이다. 지금까지 직장을 3년정도 다녔지만 그동안 모아온 돈은 다 어디로 간걸까. 일단 지금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산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가입했던 펀드와 적금 등을 모두 모아보니 대략 3000만원 정도 나온다.
3000만원이면 적당한 규모인 것 같지만, 원금을 꾸준히 회복해가고 있는 펀드를 환매하자니 조금 아쉽다.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더 오른다고 하던데..
영심양은 펀드는 환매하지 않고, 최대한 예산을 아껴보기로 했다. 예산없이 무턱대고 사다가는 턱없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웨딩플래너가 '스드메' 업체를 추천해줬다. 영심양과 같은 예신들 사이에서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을 줄여 '스드메'라고 표현한다.
이미 웨딩박람회를 여기저기 돌아다닌 영심양은 자신이 생각해놓은 드레스 형태와 적정한 가격대에 맞는 업체를 쉽게 고를 수 있었고 메이크업 업체도 결정했다.
문제는 스튜디오다.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가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웨딩 플래너는 저렴한 스튜디오도 몇군데 보여줬지만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영심양의 고민을 안 경태군은 결단을 내렸다. 사진은 결혼식 전에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사진과, 결혼식장에서 당일 촬영하는 사진 두가지가 있는데 이 두 업체를 다른 곳으로 선택하기로 했다.
스튜디오 촬영은 영심양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혼식장 촬영은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선택했다. 영심양이 마음에 들어했던 이유는 그곳의 조명과 배경,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인데 결혼식장 당일에는 어차피 똑같은 배경과 조명에서 촬영을 할테니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또 스튜디오 촬영을 하더라도 앨범을 가장 얇은 것으로 구매하고, 사진이 전부 들어있는 CD를 따로 구매해 손수 앨범을 만들기로 하니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절감됐다.
-2개월전-
이제 혼수준비에 나섰다.
영심양은 미리 혼수 리스트를 적어봤다. 영심양과 경태군이 신혼살림을 시작할 집은 18평대 작은 아파트다. 아파트 규모가 크지 않으니 혼수도 최소한으로 구입할 예정이다.
먼저 침대나 장롱 등 가구는 웨딩박람회를 통해 구매하거나 아니면 가구단지에 직접 가서 구매할 수 있다. 영심양은 가구단지를 직접 가보기로 했다. 운이 좋았던걸까. 지난해 출시된 침대와 장롱, 화장대를 셋트로 팔고 있었다. 이미 한 철 지난 가구라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무난한 디자인에 가격도 저렴. 횡재한 기분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TV도 저렴한 것으로 사기로 했다. 특히 TV의 경우 요즘 나온 벽걸이형 티비는 도무지 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대신 TV를 볼 수 있는 LCD 모니터를 구매하기로 했다. 영심양과 경태군 모두 TV를 자주 보는 성격은 아니니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컴퓨터 모니터로 쓸 수 있는 TV 수신 모니터도 손색이 없었다.
세탁기나 냉장고 등 큰 가전제품은 영심양이 가입한 결혼준비 까페에서 공동구매를 하기로 했고, 토스트기나 다리미 등 작은 가전제품은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기로 했다.
웨딩플래너가 여행사 몇군데를 추천해줬다. 영심양과 경태군은 신혼여행으로 발리를 가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는데 여행사 허니문 상품을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일반 패키지와 비교해도 100만~200만원은 차이가 났다. 설명을 들어보니 허니문 상품은 '샴페인 크루즈'와 꽃바구니 등 몇몇 이벤트가 포함돼있어 가격이 더 비싸단다. 배 위에서 샴페인을 마시고 꽃바구니를 받는 것도 기분은 좋겠지만, 그 댓가가 너무 세다.
경태군으로부터 더 큰 꽃바구니를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영심양은 주저없이 일반 패키지로 결정했다.
-1개월전-
예물을 구입해야 할 때다. 어차피 결혼반지는 장롱 깊은 곳에 박혀있을테니 둘은 그냥 예쁜 커플링을 맞춰 나눠끼기로 했다. 목걸이나 팔찌도 모두 생략했다. 악세사리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착용하지도 않을 예물을 많이 사는 것은 낭비라고 영심양은 생각했다.
청첩장도 맞췄다. 경태군은 영심양 몰래 어느새 청첩장을 손수 만들었다. 어른들께는 보기좋은 큰 사이즈로 준비했지만 친구들에게는 이메일 청첩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색다른 청첩장이 영심양 마음에 쏙 들었다.
폐백음식은 웨딩플래너를 통해 주문했다. 개별적으로 하면 몇십만원이 든다고 하던데, 영심양은 서비스로 폐백음식을 모두 받았다. 여기에 단돈 6만원만 추가하니 육포 등 몇몇 음식이 추가되면서 근사한 폐백상이 마련됐다.
시부모님께 예단도 준비했다.
현금예단과 예단이불, 은수저, 반상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시어머니는 현물예단을 필요없고 최소한으로 하자고 하셨지만, 은수저와 이불, 반상기는 기본적인 예의라는 생각에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일주일 전-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웨딩 사진만 찾아오면 된다. 경태군이 오늘 퇴근후에 들려 찾아오겠다고 한다.
일주일 남았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알뜰하게 준비한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알뜰하게 결혼하는 법을 정리해 동생 순심양에게 넘겨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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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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