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과 스위스 은행 UBS이 탈세 혐의가 있는 부유층 미국인 5만2000명의 명단 및 계좌내역 공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 은행들이 미국 거주 고객들과의 거래 축소에 나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해외자금 조사에 압박을 느낀 일부 스위스 은행들이 미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없애거나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더 이상 미국에 거주하는 고객들의 예금을 허용하지 않거나 신규 계좌 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예금은 허용하고 있으나 미국 거주 고객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취리히 소재 소매금융전문은행인 취리허 칸토날뱅크 대변인은 “더 이상 미국인 고객들과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유층과의 거래에 주력하는 사라신뱅크 대변인은 “미국이 해외자금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미국인들의 예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이파이센그룹이나 스위스 양대 소매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그로 게노센샤프트 번드 소유의 미그로 은행은 미국인들의 예금을 받고는 있지만 최근 이들에 대한 규제조항을 추가했다. 예를 들면 라이파이센은 이들 각각의 계좌에 미국 외 지역 거주자의 권한위임장을 요구했다. 미그로은행은 전화, 편지, e메일 등 모든 방법을 통한 미국 고객들과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미그로측은 “우리가 미국인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들이 미국인 뿐 아니라 미국 거주자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면서 미국 거주 스위스인들과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UBS는 은퇴 후 미국에 거주하고 한 부부에게 미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예금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부부는 스위스에서 내야할 세금문제로 예금을 그대로 두길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부는 “우리는 마치 범죄자 같은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스위스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나 율리우스 베어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대형 은행들로까지 이같은 조치가 퍼진다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크레디트 스위스나 율리우스 베어는 미국인 고객에 대한 조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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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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