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고충 온라인 커뮤니티서 털어놔...희망의 끈 놓지않는 그들의 대화
"노숙자로 보이는 손님이 오늘 가게에 오셔서 기겁했어요"
"바보같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는데 또 한번의 사랑이 오는가 봅니다"
"힘내요. 좋은날있겠죠 뭐"
별다를 것도 없는 점원들의 대화같다. 그러나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안마, 룸살롱 등의 유흥업소에서 종사하는 속칭 "언냐"(언니)들의 대화이다.
그들의 소통 장소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짓궂은 손님의 요구에 시달린 얘기부터 인생 고민 상담까지 털어놓는 이곳은 그녀들의 숨은 휴식처이다.
대부분의 성인 포털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나 포털 커뮤니티에서 만나는 언냐들은 그들만의 은어로 자기만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서울 모처에 위치한 안마업소에서 일한다는 '탕밥(안마에서의 경력) 3년차'의 여성은 부모없이 동생 2명을 먹여살리느라 일을 시작했지만, 주위의 시선이 아직도 두렵다라고 털어놓는다.
또 한 여성은 "보건소 건강검진을 받으면 처음 기재하는 서류의 직업란에 '사회복지사'라고 적어놓는다"며 "외로운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니 이것도 사회복지가 아니겠느냐"며 너스레를 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진상'(매너가 좋지않은 손님)에 대한 성토도 이뤄진다. 만취해서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심한 욕설로 인격을 비하하는 손님은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20대~30대 여성인 이들은 젊은이다운 감성을 잊지 않았다. 쉬는 날 짧게 기차여행을 다녀왔다는 게시물에는 '좋겠다', '누구랑 간거냐' '나도 가고싶다'는 덧글이 수십개씩 달린다.
그들의 꿈과 희망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강남의 한 안마업소에서 일한다는 한 여성은 "플로리스트가 꿈이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꽃을 사서 집에서 연습을 한다. 학원도 착실히 다닌다"며 "꼭 여길 벗어나 언젠가 떳떳히 밝힐 수 있는 직업을 갖겠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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