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음에도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이에 대해 큰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 전직 대통령은 업적 여부를 떠나 국정을 운영하고 나라 전체를 생각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자산임은 분명하다. 해외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에 비춰 우리도 퇴임 대통령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미국 퇴임 대통령들의 현주소=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강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주요 인사 중 하나다. 가까운 일본에서 수십억원을 들여 클린턴을 초청했다는 얘기는 이미 익숙하게 들었다.

자서전 판매를 통해서도 연간 수십억원 이상의 인세를 올리고 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클린턴 재단'을 설립해 매년 전세계 전·현직 국가지도자들을 초청,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회의를 개최해 기후변화, 빈곤퇴치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한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에 전력하고 있고 카터센터를 설립, 국제적인 사회봉사기구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 남북문제의 중재자로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재임 중 나라를 망하게 했다며 온갖 비판에 시달렸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오히려 퇴임 후 인기가 올라갔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 설립되기도 하고 현직 대통령들이 자문을 구하기도 하는 등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인기가 급감하면서 별다른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텍사스주의 저택과 크로포드목장을 오가며 은둔하는 모습이다. 자서전 출판 권유나 강연 초청도 거의 없어 사실상 정치적 사형 선고를 받은 상황.

◆퇴임 대통령의 중요성, 바람직한 문화 필요=최고 5년간 국정 운영의 핵심으로 자리했던 전직 대통령들은 그 자신만으로도 훌륭한 정보의 집합체며 노하우를 가진 중요한 존재다. 비록 지탄받을 모습을 보였다고는 해도 나라를 이끌어갔던 경험과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그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될 시점"이라면서 "전직 대통령의 부정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국정 노하우, 교훈 등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임 대통령 문화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크게 ▲전임 대통령과의 무조건적인 차별화 지양 ▲퇴임 대통령의 집권 전후에 대한 연구 필요 ▲현직 대통령과의 관계 ▲퇴임 후의 활동 등이 그것이다.

최 소장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사는 결국 연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배울 점이 있으며 전·현직 대통령 역시 이런 측면에서 서로가 좋은 충고를 하고,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정권이 바뀐다해도 국민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MB도 언젠가 반드시 퇴임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분명하므로 너무 정면으로 치고나가기 보다는 섬김의 리더십,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해 불행한 권력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고려대 법학과 졸업/고려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청와대 정책비서실 국장/청와대 국정홍보비서실 국장
-21세기 전문가 포럼 대표/한국행정학회 이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경희대학교 겸임교수(현)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