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인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대부분 집권 말기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퇴임 이후에는 다수가 은둔하는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더한다. 그들에 대한 예우와 생활상을 살펴본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둬 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돈'이다.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에게는 대통령 재임 시 보수연액의 100분의 95 상당액을 연금으로 지급한다. 연봉으로 1억원을 받았다면 9500만원 정도가 연금으로 나오는 셈이다.
만약 전직 대통령이 서거할 경우 유족 중 배우자에 대해서는 유족연금을 지급하되, 그 연금액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년액의 100분의 70 상당액이 된다. 배우자가 없거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연금을 전직대통령의 30세 미만의 유자녀와 30세 이상의 유자녀로서 생계능력이 없는 자에게 지급하되, 지급대상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그 연금을 균분하여 지급하게 된다.
경호도 중요한 예우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게는 퇴임 후 7년간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가 지원된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서거 시에는 배우자에 대한 경호가 퇴임일로부터 2년간 이뤄지기 때문에 권양숙 여사의 경우 내년 2월24일까지만 청와대 경호처의 지원을 받고 이후에는 경찰이 주요 인사 관리 차원에서 경호를 담당하게 된다.
이외에 전직 대통령을 위한 기념사업을 민간단체 등이 추진하는 경우에는 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전직 대통령은 비서관 3인을 둘 수 있고 이들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별정직공무원 신분을 갖게 된다. 그러나 서거 시에는 비서관은 더이상 둘 수 없다. 그외에는 사무실과 차량 지원, 무상 진료와 공무 여행 시 여비 지급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우리나라 퇴임 대통령의 말년=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불행한 말년을 맞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자본주의 경제의 기틀을 닦았지만 1960년 4.19 혁명으로 물러난 뒤 미국 하와이로 망명, 65년에 서거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로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박정희 정권 시절 사법처리 대상이 됐고 최초로 법정에 선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90년 타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란 비난을 받으면서 18년간 집권한 끝에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격을 받아 서거했다. 부인인 육영수 여사도 총탄에 타계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시해로 인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고 이후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80년 신군부의 압력으로 하야했다. 역대 최단기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직 생존한 전직 대통령이다. 전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정권 시절 사형을, 노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으나 모두 2년여 뒤 사면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들이 각각 재임 말기에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 한보 비리, 불법 정치자금 등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와 3남 김홍걸씨는 청탁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형 노건평씨와 '박연차' 게이트 등으로 퇴임 이후 도덕성에 상처를 받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우리 대통령들은 대부분 비판 받으면서 퇴임하는 등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며 "전직 대통령이 갖고 있는 국정 노하우 등을 살릴 수 있는 퇴임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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