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러시아와 유럽에서 천연 가스 수요가 타격을 받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투자를 줄이는 한편 시베리아의 가스전 개발도 늦추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가즈프롬의 알렉산더 아나넨코프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5000억 루블(16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것이다.

가즈프롬은 이와함께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야말 반도의 새로운 가스전 개발을 2012년까지 연기한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야말반도는 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인 러시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가즈프롬은 유럽가스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에서 가장 매장량이 큰 보바넨코보에서 가스전 개발을 착수한 바 있다.

아나넨코보 부회장은 가스 생산량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유럽 가스 수요가 줄어든 동시에 가즈프롬의 수출량도 급감했다. 이에 유럽 대형 기업들도 수요를 최저 수준으로 줄이고 가스 가격의 하락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가즈프롬 경영진은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수요가 예전 수준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유럽이 자신들의 생산량을 모든 수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 중이다.

하지만 세르게이 쿠프리아노프 가즈프롬 대변인은 이를 부정하며 “올해 여름쯤 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바넨코보 가스전 개발 계획이 지연됐다는 소식은 예전만큼 유럽 국가들에 충격적이지는 않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가즈프롬이 보바넨코보 가스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전망한 바 있다. 다른 전문가들도 가즈프롬이 투자를 늘리지 않는 한 가스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월에만 해도 가즈프롬은 보바넨코보 가스전 개발이 경기침체로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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