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71弗·10년물 국채 금리 4%' 채권·증시 동반 약세
10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과 증시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뚜렷한 채권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벼텨내던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
전날 급락세가 진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채권시장은 다시 급락했다. 이날 실시된 국채 입찰은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190억달러 규모 10년 만기 국채 금리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3.99%였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블룸버그가 7곳의 채권 트레이딩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낙찰 금리는 3.975%로 예상됐다. 생각보다 높은 금리로 낙찰되면서 미 채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6일 220억달러 규모 10년물 국채 입찰 때의 낙찰 금리는 3.19%였다. 1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낙찰 금리가 무려 0.80%포인트 뛰어오른 것.
웰스파고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이 뮬러 채권 매니저는 "국채 입찰에서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아이라 저지는 "국채 입찰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며 "내일 국채 입찰에 긍정적 전조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일은 110억달러 규모 30년 만기 국채 금리 입찰이 진행된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9%포인트 오른 3.95%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4%를 넘어서기도 했다.
대규모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미 국채의 투자 매력도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날 재무부는 지난달 재정적자가 1897억달러를 기록해 이번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재정적자가 9919억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사상 첫 채권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 국채의 라이벌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이날 브라질과 러시아는 잇달아 IMF 채권을 100억달러어치씩 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의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은 이날 미 국채를 팔고 IMF 채권을 사겠다고 밝혔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중국, 일본, 영국과 함께 대표적인 미 국채 보유국이다. 러시아의 경우 현재 외환보유고의 약 30%인 1384억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7679억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 중인 중국도 지난주 500억달러의 IMF 채권을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연일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공급은 넘쳐나는데 비해 이를 사줘야할 투자자들은 조금씩 발을 빼는 모습이다. 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지난주 주택 모기지 신청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금명간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뉴욕 증시가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돌파한 것도 임계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는 23과 24일에는 올해 4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금리와 유가 상승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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