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그들이 주목하는 것···돈, 살인 그리고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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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시카고. 거리에는 환락이 넘쳐나고 마피아가 지하세계의 돈으로 도시를 장악했다.


살인자라는 악명에 미모를 덧붙이면 스타가 되고, 끝내주는 먹잇감을 발견한 냥 언론들은 살인자의 뒷얘기에 열을 올린다.

뮤지컬 '시카고'를 보면 몇년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린다김(1996년) 사건이나 신정아(2007년) 사건 등이 떠오른다.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틱했던 이 사건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 역시 '시카고'의 모습과 별 반 다를 바가 없다.

고위 관료와 미모(?)의 여성간의 스캔들인만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고, 학위위조나 로비 등 사건의 주 내용보다는 부수적인 것들이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검찰에 출두하며 착용했던 의상, 선글라스 등이 불티나게 팔렸고, 섹스 스캔들만 관심거리가 됐다.


1999년 문제가 됐던 옷로비 사건에서는 애꿎은 앙드레김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것만 밝혀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뮤지컬 '시카고'에서도 살인 그 자체보다는 그 뒷배경과 살인자의 애교스러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세간의 관심거리다.


군중들의 심리를 이용해 유죄도 무죄로 만들어 버리는 변호사 빌리와 자극적인 미담기사를 좋아하는 언론의 힘을 빌어 살인자도 스타가 돼 버린다.


불륜남이 자신을 떠나려 하자 용납할 수 없다며 총으로 쏴버린 코러스컬 록시 하트는 깜찍한 외모와 잔머리로 시카고를 휘어잡는 '감옥 안의 대스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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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반짝 인기는 사그라들기 마련, 전 시카고를 강타했던 록시 하트의 인기는 또 다른 여인이 등장하며 수면아래로 가라앉고 만다.


이때 록시는 특유의 생존적인 잔머리를 굴려, 임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해 다시 시민들의 걱정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결국엔 이것도 오래가지 못하지만 말이다.


1920년대 시카고의 퇴폐미와 거짓과 욕망 등을 아우르는 이 극은 재즈와 탱고가 어우러지며 뮤지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록시가 기자회견장에서 빌리의 꼭두각시가 돼 입만 벙긋거리는 연기가 가장 인상적인 부분.


솔직히 동명의 영화속 리처드 기어와 르네 젤위거의 모습에 견줄만큼의 캐스트는 아직 한국에서는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남경주, 성기윤 등이 연기했고 올해 허준호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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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마 역의 최정원이 노련함과 관능미, 연기력에서 단연 눈에 띈다. 리듬이 강조되는 극의 전개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풍부한 성량과 표정연기가 일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순이씨가 더블 캐스팅 됐다.


꾸부정하면서도 소소한 근육들의 움직임이 강조되는 안무가 바탕이 되는 '시카고'는 배우들의 역량이 특히 강조된다. 록시역의 옥주현 역시 지난해보다 연기가 더 자연스럽고 능숙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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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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