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1분기(1~3월) 중국을 따돌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경제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아·태지역의 M&A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일본 기업의 M&A가 300억 달러로 30.6%를 차지했다. 일본 다음으로 활발한 M&A에 나선 중국은 19.5%를 차지했으며, 그 규모는 196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은 9.1%, 호주는 22.7%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 2007년 일본은 3분기를 제외하고 아·태 지역 M&A를 주도하다 지난해엔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바 있다.
딜로직의 자료에서 일본 대기업들은 실적악화로 자회사를 바이백하거나 스핀오프를 하는 등 구조조정 차원의 M&A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소재 로펌인 모리슨앤포레스터의 M&A 전문 변호사인 겐 시겔은 "일본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자국내 시장에서 시험했던 것보다 더 공격적으로 핵심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자회사에서 대량의 지분을 매입해 감당할 수 있는 내에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합병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컨설팅업체인 레코프데이터 조사에서는 지난 1분기 일본 내에서 이뤄진 M&A는 일본 전체 M&A의 78.8%로, 지난해의 76%를 웃돌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레코프데이터의 다카하시 유타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일본 내 M&A가 증가하는 것은 합병 추세가 바뀌고 있기 때문인데, 특히 기업 구조조정에 의한 공개매수(TOB)와 함께 경영진이 기업이나 사업부문을 매수해 독립하는 MBO(경영자 기업인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레코프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일본에서 TOB를 실시한 기업은 31개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1%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일본 내에서 MBO를 실시한 기업은 지난해 20개사에서 올해는 38개사로 1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도시바가 파나소닉과 합작 설립한 LCD 업체 지분을 전량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후지쯔 경제연구센터의 마틴 슐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출과 함께 순현금흐름이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경영전략이 바뀌었고,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전략적 투자를 조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금 그는 "글로벌 시장이 안정되면 자회사들은 기업의 성장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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