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강승훈 기자] 역시 거장의 공연은 뭔가 달랐다.

커튼콜 이후에 다섯 번의 앵콜과 박수갈채,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81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26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마 콘체르토 Part ll'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1만여명이 참석한 공연 무대는 다소 소박했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공연 전 엔니오 모리꼬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당초 1분 정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과 함께 애도를 표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불과 10초 밖에 되지 않았다.

공연장 안내는 객석을 향해 "지난 5월 23일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해 추모의 시간을 갖겠다. 관객은 기립해 달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곧이어 "관객들은 자리에 앉아주십시오"라고 말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형식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엔니오 모리꼬네는 음악으로 충분히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엔리오 모리꼬네는 우리들도 잘 아는 영화 음악의 주제곡을 연주하면서 감동을 전해줬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메인 테마 및 대표곡 메들리, 팀 로스 주연의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을 다룬 '피아니스트의 전설', '석양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석양의 갱들' 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전설적인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인기 주제곡을 모은 섹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삽입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비롯해 웅장한 합창이 곁들여진 '미션' 등을 연주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2001년 사망한 이탈리아 감독 마우로 볼로니니(Mauro Bolognini)를 추모하는 트리뷰트 섹션이 추가되어 눈길을 끌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고대의 계단 아래'와 영화 '상속'의 주제곡을 관객들에게 들려줬다.

관객들은 영화 음악을 통해 영화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오래 전 영화들이 대부분이지만, 음악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속에서 나왔던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악기를 통해서 선명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엔리오 모니꼬네의 지휘 손길에 따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연주하며 앙상블을 이뤘다.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영화 장면도 흘러나오면서 관객들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2시간여의 공연은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열정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자신한테 쏟아지는 박수를 오히려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돌리는 마음 씀씀이도 보여줬다. 앵콜 때는 무대 밖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오기를 수 차례 반복했지만, 피곤한 기색없이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성원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기립 박수가 계속 이어지자 엔리오 모니꼬네는 다섯번째 앵콜 공연을 마치고 악보를 모두 챙겨나가, '더 이상의 연주는 없다'는 제스추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온 마음을 다해 손을 흔들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번 공연은 14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헝가리의 100인조 기요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리꼬네 사운드 트랙의 오리지널 소프라노 수잔나 리가치(Susanna Rigacci), 피아니스트 길다 부타(Gilda Butta)가 함께 방한, 멋진 호흡을 맞췄다. 국내 100인조 극동방송 윤학원 코랄 합창단도 코러스로 참여했다.

한편, 엔니오 모리꼬네의 공연은 27일에도 한차례 더 열린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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