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을 거래소에 등록해 거래하도록 하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계획은 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들 파생상품의 거래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까다로운 회계 규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장외거래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파생상품 표준화, 실효성 크지 않아

정부는 파생상품의 거래방식을 표준화해 거래소에서 거래토록 하고,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정부가 추구하는 파생상품 관련 개혁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또 새로운 파생상품 규정이 필요하며 결과적으로 파생상품 시장을 고사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계획은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잘맞지 않아 활용되기 힘들 전망이다.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표준화된 거래보다는 자신에게 더 맞는 조건의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파생상품관련 자문업체인 QIA의 데니스 로젠펠드 대표는 "장외 파생상품을 거래소로 이동시키는 것은 기업에게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로인해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 말했다.

미국 회계규정 133조(FAS 133)에 따르면 파생상품의 가치를 공정가치로 반영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파생상품의 가격의 변동은 기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주며, 경우에 따라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업들 스스로 리스크를 통제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파생상품의 가치의 회계 반영을 원치 않고 있다.

◆ 파생상품의 시장가치 반영 '부담'

그렇다면 기업들의 파생상품 가치를 시장가치로 반영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헤지회계(hedge accounting)'이라 불린다. 이같은 규정은 기업들이 파생상품의 위험을 감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임을 증명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헤지회계의 경우 파생상품은 최초 노출된 규모와 일치해야 하고 이 경우 표준화보다는 개별기업마다 맞춤 방식이 더 적절하다.

하지만 맞춤 방식의 상품은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로젠펠드는 정부의 방안대로 금리, 통화, 상품 등의 파생거래가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아텍 경영학과의 찰스 멀포드 교수는 정부는 기업들이 은행과 표준적인 파생상품 계약을 맺도록 하고 결제는 결제기관을 통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멀포드 교수는 "정부는 더 많은 위험을 줄이고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며 "정부는 사람들이 파생상품을 통해 위험을 회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을 것"이라 지적했다.

◆ 파생상품의 위험 회피 기능 고려해야

이론적으로는 금융업종이 아닌 기업들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이는 정부도 원하는 바다. 이는 파생상품을 통해 엄청난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AIG와 같은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리스크관리 전문회사인 토포스의 마크 그로즈 경영이사는 "만약 정부가 대부분의 파생상품 거래를 거래소로 이전하려 한다면 회계규정이 함께 변경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재무회계표준위원회의 위원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이같은 헤지회계를 쉽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 변경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한 파생상품 브로커는 "새롭게 변경하려는 규정이 헤지회계로 인한 기업들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며 "따라서 변경하더라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거래를 거래소로 이동하고 회계 규칙도 그대로 놔둔다면 이는 자신의 사업에 "몇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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