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에서 600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커버드본드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ECB는 기준금리를 1999년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1%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책위원회가 원칙적으로 유로시스템(ECB와 유로권 각국의 중앙은행)이 유로권 내에서 발행하는 유로화 표시 채권을 매입키로 했다고 밝히는 한편 1%로 인하한 정책 금리에 대해서는 적정 수준에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ECB는 또 시중은행에 대한 무제한 자금 공급을 위해 대출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 동안 ECB 당국자들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맞서 자산 매입을 놓고 의견이 엇갈려왔다. 이 중 독일 연방은행의 악셀 베버 총재는 ECB의 양적완화 방침에 반대하는 선봉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미국, 영국, 일본의 중앙은행은 이미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해 채권 매입을 실시해 통화 재팽창에 의해 경기 회복을 도모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결국 백기를 들고 이같은 결정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파리 소재 골드만삭스의 나타샤 바라는 "ECB가 좋은 의미에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며 "이 처럼 일치된 결론을 내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600억유로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상징적인 의사표시 이상의 것"이라고 평가했다.

ECB의 회의 결과 발표 직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0.7% 상승한 1유로당 1.3424달러를 나타냈으며 엔화에 대해선 1.7%, 파운드화에 대해선 1.3% 각각 올랐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커버드본드는 발행 은행이 변제를 보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기지담보증권(MBS)과 달리 가장 안전한 채권으로 꼽히고 있다. 유로화 기준 커버드본드 발행액은 2007년말 현재 약 1조5000억유로였다.

트리셰 총재는 "커버드본드는 민간 부문의 채권 가운데 이번 금융혼란의 영향을 특히 크게 받은 것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한편, "유럽 경제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최근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악화했던 1분기(1~3월)를 거쳐 미약하나마 서서히 안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금과 여신의 성장이 한층 더 둔화함에 따라 인플레 압력도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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