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약후강'의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미국 증시 급락과 아시아 주요 지수의 혼조세, 외국인 투자자의 선현물 동시 순매도, 원ㆍ달러 환율 급등이란 악재가 즐비한 상황에서 프로그램 순매수 전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확대, 기관 투자자의 매도 축소 등이 팽팽하게 맞선 하루였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0.42포인트(0.03%) 오른 1336.81로 마감됐다.

22일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 외로 견조한 실적을 내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어닝 시즌이 주가 향방의 키를 쥐고 있다며 실적 발표에 따른 영향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다만 국내 증시 가격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군이나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종목에 대해선 현금 확보 혹은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했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 = 美 금융권의 신용손실 규모 확대 전망으로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의 상승 탄력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 역시 조정 우위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 시점은 무엇보다도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지수의 향방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1Q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국내 기업의 상황을 볼 때 추가적인 지수 상승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금주 후반부에 발표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굴직한 IT 업종들의 1Q 실적은 환율, 경쟁 업체의 부도와 같은 여러 호재에 의해 실적 호전이 거의 확실시되는 만큼 후반부 지수의 추가 반등이 예상된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국내 주식시장의 숨고르기가 기간 조정의 형태를 띄면서 단기적인 가격 부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실제로 개선됐는 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 좀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탄력 둔화나 실적수준에 맞춘 주가 키맞추기가 좀 더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또한 미국 금융주에 대한 실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Stress Test 일정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군이나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종목군에 대해서는 현금 확보 및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내기업들의 실적 회복 속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가파르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숨고르기 이후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점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내기업들의 실적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전체적인 실적 개선의 방향성이 여타 국가 대비 우위를 점해 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업종에 대한 접근 방법도 찾을 수 있다. 즉, 실적 개선속도가 가파른 업종의 경우, 가격부담 완화 이후 주가 상승탄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음에 착안하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 둔화가 진행되고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기관들의 매도세가 유지되는 기간에도 외국인들이 매수한 업종은 실적 안정성이 높은 경기방어 업종이 아닌 건설, 철강 및 금속 등 경기민감형 업종이었다. 이는 KOSPI의 분기별 실적이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즉,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민감 업종이 경기방어 업종에 비해 밸류에이션 축소가 크게 진행되었지만 이후에는 밸류에이션 회복과 함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업종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가격 부담으로 인한 시장의 조정세가 좀 더 진행될 경우를 대비한 현금확보 등의 대응과 함께 업종별 매매 전략도 경기민감형 업종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 기계, 철강 및 금속, 보험, 건설업 등 실적개선이 가파를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저점 매수기회를 노리는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 단기적인 방향성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물론 변동성이 큰 장세인만큼 이에 따른 대응도 민감해야할 것이지만 장기적인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면 단기적인 방향성에 대한 지나친 고민은 소모적일 뿐이다. 장기적인 방향성을 찾기위해서 이익과 주가의 관계를 살펴보는 다소 원론적인 방법이 오히려 중요한 키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코스피 지수는 영업이익을 약간 선반영하면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증시는 이미 1분기, 2분기 영업이익을 선반영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추정치에 따르면 이전 고점인 2008년 2분기 실적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시기는 2010년 2분기~3분기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현재 증시는 이익추정치와 비교해봤을 때 적당한 행보를 하고 있고 유동성 증가의 효과가 크지 않다면 증시 역시 이전 고점까지 도달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조정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작지 않은 악재들이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KOSPI 지수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중점을 두면 마이너스(-) 기울기를 보이는 조정이 아닌 횡보하는 형태의 기간 조정을 통해 그간의 상승세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고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더해 전일 발표됐던 LG 전자와 같이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 증시의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대표 섹터인 IT 섹터의 이익 전망치도 긍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앞서 언급한 상승세 지속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 오히려 시장의 헤게모니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에 일희일비하던 흐름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내부 요인으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실적 모멘텀'이다. 미국증시는 그간 금융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한 측면이 있는데 오늘밤 모건스탠리를 기점으로 금융주의 어닝시즌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다. 미국 금융주 실적 모멘텀이 단기적으로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이번 주 후반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굵직한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포진돼 있고 실적 기대감도 유효해 보인다. 전날 LG전자는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 후반 지수의 반등 모멘텀이 되어 주었다. 실적 모멘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기업이익 수정비율 추이도 연초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흐름을 나타내며 국내 기업 실적 기대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 다른 내부 요인은 '수급'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면서 기관은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한국관련 펀드로의 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외국인이 우리증시에서 향후에도 기관의 빈자리를 메워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8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도 최근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수급이 지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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