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이든 인하든 별 차이 못느껴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통위의 기준금리결정을 앞두고 시장반응이 영 썰렁하다.

과거 같으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는 논쟁이 오가는 게 보통이었지만 현재는 논란의 여지가 크지 않다. 동결이든 0.25%포인트 인하든 시장상황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금통위의 관심사는 기준금리 결정 후 이성태 한은총재가 쏟아낼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양적완화 정책 등 추가조치에 대한 한은의 결단을 기대하겠다는 분위기다.

◆ 동결 vs 25bp 인하 = 금융권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 혹은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게 대세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채권시장을 비롯한 시장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인하를 결정한다면 단기금리 구간에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전망이다.

동결론자든 인하론자든 최근 환율상승에 대한 우려와 물가상승 압박에 대한 컨센서스가 일치하고 있다. 동결을 예상하는 신동수 NH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채권이나 주식의 가격변동성에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상승압력을 유발하는 금리인하보다는 한번쯤 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일 ECB와 BOE가 나란히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인하해 각각 사상 최저수준인 1.5%와 0.5%로 내렸지만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영국은 디폴트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ECB 또한 동유럽에 대한 우려가 많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그간 보수적인 ECB 또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했다.

동결을 예상하는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ECB가 이번에 인하했다는 것 보다는 지난달에 동결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싶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시장상황과 주식시장 등의 반응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전했다.

◆ 양적완화 기대 vs 우려 = 이달 금통위의 최대 관심사는 한은이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스텐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는 것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좀더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CD금리가 2.49%까지 내려와 있지만 대출금리 등이 상응해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건전성이나 신용리스크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유동성 확보나 신용보강 등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국고채 발행과 관련해 단순매입보다는 직매입을 통한 방법이 금리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양적완화 정책이란 금리정책이 끝물에 왔을때 취하는 최후수단이라는 주장이다. 최석원 파트장은 “미국도 엄밀히 따지면 양적완화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우리가 먼저 이같은 정책을 취할 필요가 없다”며 “그렇다고 양적완화정책을 펼만큼 심각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적완화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수준까지 내려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스테그플레이션을 용인할 의향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이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가을에 채안펀드 출범 논의시에도 금융위와 한은간 엇박자로 단기적으로 금리가 뛴바 있다”며 “절차상으로도 추경이 확정된 후에야 한은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중립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어 “지난달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한은이 원론적 입장을 밝힌 만큼 그 연장선산에서 실현가능성 정도만 언급하는 수준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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