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더풀 한국산"
징기스칸 나라 점령한 기술력 서구강자 꺾고 CIS국도 눈독
러 누르고 신설 엘리베이터 대부분 접수, 수요 지속증가



몽골 울란바타르(Ulaanbaatar)의 겨울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천국이라 입을 모으는 여름에 비하면 너무나 가혹하다. 영하 30도에 이르는 시베리아의 강추위는 물론 시내에 위치한 세 곳의 화력발전소와 수십만동의 게르(Ger 천막형 전통가옥)가 뿜어내는 매연때문에 숨을 쉬기조차 거북할 정도다.

몽골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50만명이 모여사는 대도시이면서도 아직도 천막이 주거수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울란바타르. 최하층 빈민들은 밤이면 화력발전소의 배관이 지나는 지하 맨홀로 들어가 몸을 녹인다. 그러나 지난 16일 방문한 몽골은 서서히 고층빌딩과 주거용 아파트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몽골 정부의 발전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 들어서는건축물에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건물의 혈관노릇을 하는 엘리베이터가 대부분 한국산이라는 점이다.

몽골 건축시장에서 한국산 엘리베이터의 선전은 눈부시다. 기존 서구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오로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한 한국 엘리베이터는 몽골을 찍고 키르키즈스탄을 비롯한 구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로의 진출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2003년 몽골 현지법인을 설립한 시그마(한국오티스의 수출명) 몽골리아의 박호선 사장은 "현재 몽골에 새로 설치되는 엘리베이터의 50% 정도를 시그마에서 점유하고 있다"며 "나머지도 현대, 한독 등 한국산 브랜드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 뿐 아니라 설치 대수가 늘어나고 있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한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승강기가 몽골 시장을 공략하게 된 것은 당초 러시아제로 설치됐던 몽골의 승강기가 노후화되고 있는 점을 발빠르게 간파했기 때문이다. 또 구형 모델들이 두세사람이 탑승하면 비좁을만큼 좁은 승강로로 설계된 것에 착안해 현지 맞춤형 엘리베이터를 선보인 것도 성공 비결이다. 실제로 국영백화점 등 몽골 내 주요 건축물에는 이미 한국산 엘리베이터가 기존 러시아제를 대신해 운행 중이다.

한국서는 대기업에 기를 못펴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중소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한독엘리베이터는 2004년 몽골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여명의 현지 직원을 두고 이들을 한국서 교육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한독엘리베이터몽골리아의 솔롱고 지사장은 "한국서 직접 들여온 엘리베이터를 지금까지 150여대 설치했다"며 "아파트는 물론 사무용 건물과 병원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승강기는 이제 몽골을 넘어서 인근 국가들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몽골 인근 국가들은 산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데다 승강기는 한번 설치하면 설치 업체에서 유지보수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현지서 몽골 정부에 한국 엘리베이터 기술과 법령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최귀만 과장은 "현재 몽골에는 신규 수요는 물론 당장 교체해야 할 노후 승강기들이 수두룩하다"며 "이를 한국 승강기업체들이 책임질 것으로 보고 현지서 관련 법령 마련 등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울란바타르(몽골)=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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