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전성시대] 정치권에서도 통했다
예산 흐름파악·정책 입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소유
금융위기속 옛재무부 출신들 당·정·청 핵심라인 장악


여의도 정치권에도 경제 관료가 뜨고 있다.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경제관료 출신 의원들이 여의도 정치권에 새로운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에서 재정과 금융 등의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정책위의장을 도맡고 있어 이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경제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들은 정부예산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이들 재정부 출신 의원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이들 경제관료 출신의원의 파워는 예산시즌에 극대화된다.

◆실무경험에 여론소통까지..파워그룹 부상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은 "관료 경험이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역 실물경제에 제대로 전달 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도움이 된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민심과 정부의 정책을 이어주는 연결의 도구다" 라고 강조했다.

배의원은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한 전통 경제 관료출신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한 관계자는 "경제계 인사 특히 관료출신 의원들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증유로 표현되는 현 경제상황 때문"이라며 "실무경험에다가 지역구 민심을 구석구석 들을 수 있어 당장 시장에 어떤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지를 짚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관료 출신의원이 국회에서도 중용되는 이유는 국회의원의 기본 업무가 입법이라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즉 정치와 정책이 분리되는 분업화 시대에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소수의 중진이상 정치인이지만, 관료출신 의원은 정책입법으로 단번에 주목을 받을 수 있고 그 자체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같은 정책통이라도 경제학자 출신의 의원들은 장기분석에 능하다면, 관료 출신들은 단기분석과 실무에 빠르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당내에서 경제통이라 불리는 의원들은 아무래도 관료 출신들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실무 경험이 있고 여권 경제팀과 의사소통방식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고 말했다.

◆'우리는 패밀리'..당ㆍ정ㆍ청 경제라인 장악
유례없는 경제환란을 맞아 당ㆍ정ㆍ청의 핵심 경제라인이 모두 재무부 출신 모피아(mofia)들로 채워지면서 역할비중도 높아졌다.

당내에서도 이한구ㆍ 임태희 전 현직 당 정책위의장이 모두 모피아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개각시마다 경제부처 입각설이 끊이지 않는 당의 대표적인 경제통 의원이다.

하지만 이한구 의원은 정책위의장 시절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며 '미스터 쓴소리' 로 불리기도 했다. 강 장관의 추경예산, 환율 개입 등 '정부주도 경제운용' 드라이브에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던 것.

또한 이 의원은 지난해 가을 강만수 경제팀 교체가 도마에 올랐을 때 경제전문가들이 참가한 한 조사에서 차기 구원투수 1위로 지목되기도 했다. 야당의 협조와 시장의 신뢰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임 정책위의장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으로 과천 경제팀과 한결 가까워졌다.

지난 12일 여의도 LG 트윈빌딩에 경제팀 선장을 맡은 윤 장관과 한나라당 임 의장이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이날 모임은 당정회의이자 윤 장관 취임을 축하하는 선후배들의 만남자리. 이날 참석했던 인사들은 대부분이 경제 관료 출신 여당의원들이었다.

이날 참석했던 한 의원은 " 빠른 정책 결정과 집행이 주요한 현 시점에서 윤 장관의 취임으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 공조가 순조롭게 이뤄 질 수 있는 여건은 어느 때 보다 좋다"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과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손발이 척척 맞는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윤 장관과 임 정책위의장은 모두 실무에 밝고, 현장에서 외환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도 해본 경험자들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법안 조율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종구 의원, 수석정조위원장으로서 당 정책을 조율하는 최경환 의원등도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 의원들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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