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 아이스크림 50% 할인…과자·쌈장은 1+1
대형소매점 공세에 장기불황 겹쳐 '현상유지'가 우선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서 조그마한 슈퍼마켓 앞엔 ‘아이스크림 50% 할인, 과자는 1+1’이란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오죽 장사가 안되면 이런 조그만 가게에서까지 할인행사를 할까요.” 이 가게를 운영하는 신 모씨(45)는 가게 문을 연지 8년만에 처음으로 이런 행사를 한다고 했다.

그는 “안 그래도 손님들 대부분을 대형 할인점에 뺏긴 마당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우리 같은 동네 가게에서 더 멀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 남는 게 별로 없어도 가게 문이라도 열고 있으려면 어쩔 수 없이 이런 행사라도 해야 한다”고 한마디 보탰다.

불황이 길어지며 동네 슈퍼마켓나 미장원, 호프집 등 을 운영하는 소상인들이 저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생존법을 내놓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유통매장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할인판매’와 ‘상품 보태주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이스크림 값을 절반만 받는 ‘동네 슈퍼’가 생긴 건 물론 라면, 장류 등을 10∼20%씩 싸게 팔거나 아예 하나를 더 주는 가게들도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작은 슈퍼마켓 뿐 아니라 음식점, 미용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대전 충남대학교 근처의 한 삼겹살집은 1인분에 4000원씩 받던 삼겹살 값을 최근 3000원으로 내렸다.

가까운 호프집도 맥주 한 병 값을 예전보다 600원씩 내려 2400원에 판다. 1000~2000원 대의 싼 안주도 만들어 어떻게 든 손님을 잡기위해 애쓴다.

동네 미용실도 예외가 아니다. 대전 동구의 전통시장에 있는 한 미용실은 일반커트 비용을 3000으로 내리고, 앞머리커트는 단돈 100원만 받고 해준다. 주변 미용실들도 일반커트와 머리염색 비용을 각각 5000원에서 4000원으로 내렸다는 게 이 가게의 설명이다.

‘수지가 맞지 않더라도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슬픈 생존전략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미용실 원장 염 모씨(39)는 “월세와 인건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값을 내리기가 쉽지 않지만”며 “제살을 깍아 먹으면서라도 가게를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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