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용산재개발 참사 이후 10일 내놓은 재개발사업 제도개선은 세입자 보호 강화 및 공익성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가세입자 휴업보상비 추가 지급 및 주거세입자 이주단지 사전확보 등은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방안이다.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감정평가사 지자체장이 선정 및 계약, 건물주 세입자 보상금 일부 부담 등은 공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세입자, 건물주 모두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건물주에게는 부담이 늘지만 실상 세입자에게 효과를 기대할 만한 것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입자 권익보호..현실적 효과 역부족

정부가 내놓은 제도개선은 세입자 권익 보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세입자 보호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가세입자의 휴업보상비를 3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조합원 분양 후 남은 상가에 대해서도 우선분양권을 상가세입자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주거세입자를 위해 이주단지를 마련해 놓고 사업에 착수하는 순환개발방식을 추진한다.

하지만 상가세입자 측면에서는 현행 3개월이던 휴업보상금이 1개월 더 늘어나는 것은 실제 효과면에서는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조합원 분양 후 남은 상가물량을 상가세입자에게 제공한다는 계획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사실상 재개발사업에서는 남은 물량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권리금의 경우 사실상 보상을 받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권리금은 무형자산인데 이걸 직접 얘기할 수는 없다"며 "일반적인 민법에서도 인정안되기 때문에 공식적 논의는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익성 확대..조합원 불만 거셀 것

이번 대책은 재개발 사업의 공익성을 확대한 측면이 눈에 띈다. 분쟁조정 기구설치, 투명성 강화 측면에서 회계감사 투명성 제고, 감정평가 객관성 확보 등은 공익성 확대 차원의 조치다. 사후약방문격이지만 엄격하게 이뤄져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합원ㆍ건물주들은 이전에 없던 공공의 개입이나 규제가 많아지는 만큼 사업속도가 느려지거나 사업성이 나빠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재개발사업현장에서 조합이 주공 등 공공기관의 시행참여를 배제한 채 사업을 벌인 것은 어느 정도나마 수익성을 기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경우 보상비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공익성이 크게 강화돼 조합측이 재개발사업을 꺼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순환개발방식..조합, 초기비용 부담 커진다

순환개발 방식을 추진해 세입자 임대주택을 우선확보해 공급하겠다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주단지 마련을 위한 초기비용 부담도 조합에게 큰 부담이 된다.

순환개발을 위해서는 초기자본 및 임대주택 마련이 필요하지만, 조합이 이를 모두 부담할 수는 없다. 결국 주공이나 SH공사 등을 통해 폭넓게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이미 순환개발 방식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지역의 경우 재개발시 이주단지를 사전 조성해 이주, 철거와 동시에 공급해야하는데 여분의 임대주택을 지을 만한 충분한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 이주단지를 조성한다해도 생활터전을 옮겨 그곳으로 이주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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