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계약 대가로 美업체 뇌물 받아

해당업체 간부들 법정서 진술...한수원 자체조사 진행중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부품을 공급했던 미국 밸브 제조회사의 간부가 뇌물을 주고 계약을 따냈다고 법정진술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한수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밸브 제조사가 한수원 등 8개국 15개 업체에 뇌물을 제공하고 계약을 따낸 사건의 조사 내용을 공시했다.

공시 내용은 문제의 뇌물사건을 조사받던 밸브회사 임원이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해외 영업활동을 하면서 총 100만달러의 뇌물을 외국 공기업들에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 뇌물 공여 대상은 한수원을 포함해 중국, 브라질, 인도,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등 6개국 12개 기업이었다.

또한 같은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이 회사 재무담당 이사도 2003~2006년 사이에 한수원 등 4개국 6개 에너지 관련 회사에 총 62만여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인터넷판은 자국 밸브 제조사 간부들이 외국 공기업들에 뇌물을 주고 제품공급 계약을 따낸 혐의를 인정한 사실을 최근에 보도했다.

한편 한수원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미 법무부 공시 내용에서 밸브사 간부가 진술한 거래기간 동안의 한수원과 계약 관계는 물론 당시 구매담당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 유무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문제의 밸브 회사 한국지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이다.

한수원은 자체 조사 결과와 밸브업체 한국지사의 관련자료를 토대로 수뢰 개입 관련자 유무 파악 및 그에 따른 법적, 행정적 조치 등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우 기자 jinu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