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하강 속도가 한층 더 가파라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일 1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 기조 판단을 전월의 '악화하고 있다"에서 1975년 이후 처음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표현으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쇼크 이후부터 4개월 연속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경기 침체에 빠진 2001년 2~6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한 것은 생산·수출이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치는 등 현재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 부진으로 기업 재고가 쌓이면서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은 55년만에 최악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산업계를 대표하는 도요타자동차는 당분간 국내 생산 대수를 전년보다 절반으로 줄이는 등 제조업계의 감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감산 붐의 발단이 된 수출 감소에도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11월 수출액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비교가 가능한 1980년 이후 가장 컸다.
이는 해외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더라도 일본의 수출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으리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각부는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자동차 빅3 구제가 실패하면 경기는 한층 더 차가워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소비에 대해서도 7년 만에 처음 '약세'로 판단함으로써 경기 침체 여파가 기업에서 가계로 옮겨가고 있는 현 실태에 대해서도 불안을 나타냈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담당상은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모든 지표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세계 경제든 일본 경제든 몇 개월 내에 호전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비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흐름을 같이해 20일 발표된 소비심리는 3개월 연속 사상 최저로 얼어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12월 소비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신뢰지수는 26.2로 전달보다 2.2포인트 하락해 비교 가능한 1982년 이후 3개월 연속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향후 6개월간의 살림살이의 전망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를 구성하는 '살림살이' '수입증가방법' '고용환경' '내구소비재 구매시기 판단' 등 4개 지수는 모두 전월보다 악화했다. 이 가운데 '고용환경'의 하락폭은 5.7포인트로 가장 두드러졌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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