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공고익관 지정 역주행] 거래소도 다시 태어나라
기관·일반투자자 등 주주구성 다양화해야
거래수수료 위주 벗어나 수익다변화 시급


오는 22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증권선물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은 감사원과 일부 정치인들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감사원은 증권거래소가 방만 경영을 일삼고 있는데다 사업 독점권을 가지고 있어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일부 정치인들이 합류했고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까지 나서자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공론화됐다.

정부 측에서는 거래소가 사실상 공공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고 독점 시장의 혜택 속에서 '과실'만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이런 지적에 대해 항변한다. 독점 시장은 복수 거래소 허용을 통해 변화를 줄 수 있고, 경영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 역시 이런 논란에서 100% 자유롭지는 못하다. 거래소 내부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IPO를 통해 논란에서 벗어나라=거래소는 회원제에서 주식회사제로 전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회원제와 동일하게 회원이 곧 주주다. 회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회원 주주의 통제로는 한계가 있으며 거래소도 공정한 시장운영상 회원 주주의 이익(주장)을 다 수용할 수 없다.

즉 주주가 회원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 자산운용, 일반투자자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 위주로 구성돼 이들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시장에서 주가(기업가치)와 경영실적으로 평가받게 되므로 방만 경영 등의 발생 소지가 없어질 수 있다.

공익적 기능은 시장운영, 자율규제 등은 현재와 같이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아 손상을 입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 거래소도 도쿄, 스위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장을 완료, 경영합리화 유인이 강화돼 거래소간 인수·합병(M&A)·시장연계·지분제휴·시스템 연계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수익구조 다변화하고 독립체제 갖춰라=거래소는 독점적인 사업권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거래소는 주식거래 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정보수수료, IT시스템 관련 수익 등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거래 수수료 체계도 회원 매매대금에 일정률을 받는 현행 단일 체계가 아니라 거래소가 제공하는 서비스별로 수수료를 징수할 필요가 있다. 해외 거래소와 같이 기본수수료·거래수수료·청산수수료·시스템 관련 수수료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도 고려하자.

또 방만 경영으로 지목돼온 골프비용 등의 과다한 지출이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 감사 및 회계 절차 등 내부통제 장치와 윤리강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고객 서비스 개선 등 경영쇄신을 위한 노·사 공동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거래소는 자본시장을 개설 관리하는 기관으로 정치적 외압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인사개입(낙하산 인사) 등으로 정치권의 외풍에 시달려온 역사를 단절시키고 철저한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돼야만 한다.

◆전문가들, 개별 법률로 통제 가능=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는 반대 의견을 내놓는다. 학자들은 물론, 법률전문가들도 '위헌' 가능성을 지적한다. 현행의 법 체제하에서도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강행하자 이철송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정호경 한양대 법대 교수, 김병연 건국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은 일제히 정부에 대해 비판했다.

이철송 교수는 "세계적으로 선진 금융시장에서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사례는 없을 뿐더러 국제기준과 헌법적 요소로 판단했을 때 옳지 않다"며 "다만 이제 거래소도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쇄신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법률전문가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장 법률사무소의 오관석·고창현·박남준 변호사는 거래소의 위헌 여부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헌법 제126조에 정한 사영기업 경영의 통제 또는 관리에 반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다"면서 "거래소법에서도 거래소를 영리 목적의 상업 기업으로 보고 있고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억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거래소도 방만 경영이나 비판 여론이 많은 만큼 내부적으로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자기반성을 통해 공익성을 담보해 나가는 노력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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