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사태 갈등부터 합의까지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통한 유럽연합(EU)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을 검증하는 EU주도 감시단 구성과 관련한 의정서에 서명하면서 가스분쟁 해결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오늘부터 가스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재개를 허용하는 합의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전날 오전 같은 의정서에 서명한 상태.
EU 순회 의장국인 체코의 미렉 토폴라넥 총리는 “이번 합의로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지역 공급 재개가 분명해 졌다”고 말했다.
EU감시단 구성원 놓고 옥신각신, 극적으로 합의
이번 가스 공급 중단 사태는 러시아가 1월부터 가스 공급 가격을 전년 대비 39%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러시아는 지난 1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서 러시아의 최대 가스 수출업체인 가즈프롬이 7일 우크라이나를 통한 대(對)유럽 가스 운송을 완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오면서 사태는 극단으로 치닫는 듯 했다.
가스공급을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불가리아 시민들은 밤새 추위에 떨었고 공장은 조업 중단을 줄이어 선언했다. 슬로바키아는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유럽 각국이 가스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유럽연합(EU) 감시단이 가동되는 즉시 가스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양국의 합의로 한 때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감시단에 자국 전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으로 무산됐다.
감시단의 활동과 관련된 각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양국은 11일 극적으로 의정서에 합의, 가스대란 사태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로 유럽 길들이기?
이번 가스대란 사태로 러시아의 도를 넘어선 자원외교가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은 물론 푸틴 총리까지 나서 유럽 국가들에 '러시아 가스를 수입할지 말지 선택하라'며 윽박지르는 등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내세워 주변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친서방 성향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오렌지혁명 당시 가스 공급 중단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고 체코가 미국과 미사일방어(MD) 기지 협정을 맺을 당시에도 체코로 가는 가스 공급을 끊었다.
특히 러시아는 가스를 공급받는 국가가 가스 빛을 갚지 못하면 곧바로 ‘가스 공급 중단’카드를 뽑아들곤 했다. 2006년 1월, 지난해 3월과 10월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다.
그루지야 전쟁 역시 바쿠-츠빌리시-세이한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에 대한 통제권을 손에 넣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에너지가 러시아의 주된 자원이긴 하지만 외교에 있어서 에너지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열린 에너지 안보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라면서 각국 정상들에게 러시아의 `에너지 협박'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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