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용기
스티븐 앰브로스 지음/박중서 옮김/뜨인돌 펴냄/3만8000원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 당시, 13개 식민주로 이루어진 대서양 연안 국가에 지나지 않았던 신흥국가 미국.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한 장본인이자 제3대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프랑스의 나폴레옹으로부터 루이지애나(지금의 루이지애나주와는 다름)를 1500만 달러라는 헐값에 사들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오늘날 미국 영토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이 광대한 땅을 매입함으로써 제퍼슨은 국토 면적을 단박에 두 배로 늘렸다.

제퍼슨이 사들인 루이지애나는 아칸소와 텍사스 북동부 중 일부, 오클라호마와 콜로라도 동부, 미네소타, 캔자스,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워싱턴, 오리건주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으로 미시시피강 서부 대부분 지역을 포괄하는 규모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땅을 판 나폴레옹도, 그 땅을 산 제퍼슨도 루이지애나라는 영토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재퍼슨는 이런 미지의 땅을 개척하기 위해 원정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한다. 개인비서였던 메리웨더 루이스와 그의 군 동료였던 윌리엄 클라크를 공동 지휘관으로 임명한다. 원정대는 1804년 5월 세인트루이스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새 책 '불굴의 용기'는 이후 2년 반에 걸친 루이스와 클라크 원정대의 미 대륙 개척 여정을 미국의 역사학자인 스티븐 앰브로스가 재현한 책이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로키산맥을 넘어 오리건까지 장장 8천 마일(약 1만2875km)에 달하는 원정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미주리강 상류의 강한 물살에 휩쓸리기도 했고, 무시무시한 회색곰과의 싸움, 카누가 전복될 뻔한 위기, 그리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강의 분기점에서 자칫 길을 잘못 들 뻔한 사건 등 갖가지 역경을 극복하며 탐험을 계속했다.

최대 고비는 대륙분수계(Continental Divide)에 올랐을 때였다.

"우리는 분계능선의 꼭대기로 향했다. 그곳에서 아이다호와 광대한 북서제국을 바라본 최초의 미국인이 될 일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능선 꼭대기에 올라보니 우리가 예상한 커다란 강도, 남태평양까지 이어지는 탁 트인 벌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눈에 덮인 높고 어마어마한 산맥이 앞을 가로막고 있을 뿐이었다.

대륙분수계만 넘으면 컬럼비아강이 나올 것이고 바로 태평양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능선에 오른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거대한 로키산맥이었다.

루이스와 클라크의 원정에 후세 사람들이 감히 '위대한'이라는 말을 붙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다.

본래의 계획이나 예상과는 완전히 어긋난 위기를 맞은 루이스와 클라크는 '처음 보는 거대한 산맥을 넘어 계속 전진'을 결정한다.

천신만고 끝에 로키산맥을 넘어 그토록 고대하던 컬럼비아강에 도달해 배를 타고 하류로 향한다. 그리고 1805년 11월20일, 무려 2년 반만의 여정 끝에 4천마일을 주파하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륙 횡단에 성공한다.

저자는 치밀한 고증으로 이들의 여정을 꼼꼼하게 서술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저자는 "원정대가 귀환한 1806년 이래 지금까지 루이지애나 구입이나 루이스와 클라크의 원정으로 이득을 보지 않은 미국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들의 여정은 "초강대국 미국의 기틀을 만들어낸, 역사상 가장 놀라운 모험담"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